2
부산메디클럽

쿨 루프 고맙다고…할머니표 반찬·콩나물로 차려내온 ‘보은의 밥상’

어르신들, 자원봉사 17명 초대…직접 식사 준비해 한끼 대접 “너무 맛있어서 상품화 땐 구입”

  • 권혁범 김영록 기자
  •  |   입력 : 2017-07-30 18:46:39
  •  |   본지 9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지난 26일 오전 부산 부산진구 개금3동 새마을경로당이 분주하다. 할머니들이 10㎏짜리 상자에 담긴 오이를 모두 채 썬다고 정신없다. ‘탁탁탁탁’ 도마 위 칼질 소리가 멈추지 않는다.
   
지난 26일 개금3동 10통 새마을경로당에서 국민연금공단 부산지역본부 직원 등이 콩나물비빔밥을 먹고 있다.
할머니들은 새벽부터 경로당에 나와 오이 껍질을 벗겼다. 밥 짓기를 담당한 할머니는 혹시나 밥이 질까 봐 안절부절못한다. 밥이 모자랄까 걱정돼 집에서 밥솥을 하나 더 챙겨 온 것이 ‘화근’이다. “야(밥솥)가 처음으로 집 밖에 나와서 그런지 긴장해서 김을 안 뿜어 낸다.” 밥솥 뚜껑을 열어 밥이 제대로 지어진 것을 확인하고 나서야 겨우 안심한다.

사실 어르신들은 며칠 전부터 계속 바빴다. 연일 폭염경보와 주의보가 떨어진 더운 날씨에도 전통시장에 들러 장을 봤다. 쌀 오이 매운고추 꽈리고추 마늘 고구마줄기 등을 샀다. 그리고 경로당에 둘러앉아 3시간 동안 마늘을 다듬고 고구마줄기 껍질을 벗겼다.

어르신들이 땀을 뻘뻘 흘리며 음식을 준비한 이유는 하나다. 지난달 22일 개금3동 8통과 10통에서 어르신들이 여름을 시원하게 날 수 있도록 ‘쿨 루프(Cool Roof)’ 작업(본지 지난달 26일 자 5면 보도)을 한 국민연금공단 부산지역본부 직원들, 사회복지연대와 복지법인 우리마을 활동가들에게 따뜻한 밥 한 끼 대접하기 위해서다. “우리가 없이 살아도 받은 은혜는 절대 안 잊는다.”

어르신들은 며칠 전 직접 키우고 수확한 콩나물도 꺼냈다. 이날 ‘할머니 밥상’의 주요리는 콩나물에 고구마줄기와 김치, 고추장 등을 쓱쓱 비벼낸 무공해 콩나물 비빔밥이다. 여기에다 어르신들이 가장 자신 있는 반찬을 하나씩 만들어 한 상 가득 올렸다. 시원한 물김치와 오이냉국, 꽈리고추찜과 양념깻잎이다. 밥을 다 먹고 난 이후엔 손수 재배한 콩나물을 비닐봉지에 가득 담아 손님 한 명 한 명에게 선물했다.

거듭 설명하지만, 어르신들이 며칠간 정성스레 밥상을 준비한 이유는 하나다. 쿨 루프에 대한 보답이다. 이제 ‘빚’지고는 못 사는 어르신들이다. 사회공헌활동에 자주 참여해 본 국민연금공단 부산지역본부 직원들은 “자원봉사 이후 이런 식으로 보답을 받기는 처음”이라며 즐거워했다.

이날 할머니들이 준비한 밥상을 맛보려 국민연금공단 부산지역본부, 사회복지연대, 우리마을에서 17명이 참석했다. 밥상을 대접받은 17명 모두 “진심으로 음식이 맛있다”고 입을 모았다. 국민연금공단 류승락 본부장도 밥을 두 그릇 비웠다. 맛있게 먹는 모습에 어르신들도 신났다. 할머니들은 한입 가득 콩나물비빔밥을 문 청년들의 엉덩이를 예사로 두드렸다.

‘할머니 표’ 반찬·콩나물의 상품성도 확인했다. 다들 “밥상을 이대로 식당으로 옮겨 장사해도 대박이 날 것 같다”고 했다. 또 대부분 참석자가 “할머니들이 만든 콩나물과 반찬 등이 상품화된다면 반드시 구매하겠다”고 약속했다.

우리마을 유동철(동의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대표이사는 “어르신들이 받기만 하는 존재가 아니라는 사실을 스스로 증명했다. 굉장히 긍정적인 변화”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권혁범 김영록 기자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직무정지 새마을금고 이사장, 여전히 경영 관여
  2. 2송파 247만 장 검증, 신분확인·촬영요구로 시작부터 차질(종합)
  3. 3지광 70억 있다면서…세금도 34억 10여 년 체납
  4. 4‘가덕 증액 문서화’ 쳇바퀴…우선시공분 내달초 착공 희박(종합)
  5. 5[근교산&그너머] <1484> 통영 학림도 망산
  6. 6경정 승진자도 전국 교류…경위 이하 5년씩 부서순환 추진
  7. 7롯데 수석코치 허문회, 2군 감독 박승민
  8. 8신임 부산시 행정부시장에 김성기 행안부 인사기획관
  9. 9아직 관객 많은 ‘오디세이’인데…아이맥스관에서 내린 사정
  10. 10아울렛서 만나는 김해 도자기
  1. 1송파 247만 장 검증, 신분확인·촬영요구로 시작부터 차질(종합)
  2. 2대한항공 말흐리기…실체없는 통합LCC 부산 허브
  3. 3[뉴스 분석] 종교인·언론사주가 국회 권위 훼손…도덕성 논란까지
  4. 4부울경 광역의회 협력강화 선언 “미래산업 함께 육성”
  5. 5李 대통령 “국민 생명·안전 지키기가 최우선”
  6. 6‘가상자산 과세 유예’ 결론 못낸 당정
  7. 7여야 ‘조희대 국조’ 두고 공방 격화
  8. 8[속보] 대통령비서실, 30억 들여 월평균 11회 여론조사…내용은 비공개
  9. 9지광, 국회 동행명령 끝내 불응…여야 “즉시 고발”
  10. 10조현, 한미관계 난기류 우려에 “벨트 단단히 매면 돼”
  1. 1지광 70억 있다면서…세금도 34억 10여 년 체납
  2. 2‘가덕 증액 문서화’ 쳇바퀴…우선시공분 내달초 착공 희박(종합)
  3. 3퇴직금 2028년부터 사외적립…체불 예방
  4. 4부산시 “부산에 글로벌 AI 허브 유치하겠다”
  5. 5미래에셋·대신증권·빗썸도 뚫렸다(종합)
  6. 6사실상 금융업 전체가 다 털릴 판…靑, 긴급 대응회의(종합)
  7. 7첫 100조 분기매출 하닉 “100조 주주환원 하겠다”(종합)
  8. 8전용터미널·화주 인센티브 등 북극항로 상업운항 지원 요구
  9. 9부산과학기술협의회·CTO평의회 역량 확대
  10. 10부산銀 센텀센터, 스타트업 지원 거점화
  1. 1직무정지 새마을금고 이사장, 여전히 경영 관여
  2. 2경정 승진자도 전국 교류…경위 이하 5년씩 부서순환 추진
  3. 3신임 부산시 행정부시장에 김성기 행안부 인사기획관
  4. 4아울렛서 만나는 김해 도자기
  5. 5영업중단 이어 단전 위기…피가 마르는 홈플러스 입점업체들
  6. 6후배 경찰 신체 ‘덥석’…파출소 팀장 추행 혐의 피소
  7. 7부경대 5108명 정보유출…위탁보안 비상
  8. 8“일부 수사 강압·부실” 부산변회, 권한 커진 경찰 첫 평가
  9. 9김해 어르신 생활 불편 해결해 드립니다
  10. 10오늘의 날씨- 2026년 10월 29일
  1. 1롯데 수석코치 허문회, 2군 감독 박승민
  2. 2모레노, 은퇴소동 ‘96라인’ 달랜다…대표팀 내홍 풀까
  3. 3부산시대 2년차 읏맨 “홈팬 응원에 성적으로 보답”
  4. 4롯데, 공격서 수비로 중심 이동…주전 새판짜기 예고
  5. 5‘무관의 제왕’은 옛말…케인 발롱도르 품었다
  6. 6‘은퇴 기로’ 손아섭, 2년 만에 NC로…3000고지 향한 행진 계속
  7. 7허구연 KBO 총재, 3연임 사실상 성공
  8. 8K리그2 준PO 12월 2일 개최
  9. 9김해FC, 제6대 사령탑에 설기현 감독 선임
  10. 10롯데 자이언츠 신임 감독 이동욱·단장 이택근(종합)
우리은행
위기가정 긴급 지원
홀로 질병과 생활고 견디는 독거노인…수도까지 끊겨
민선9기 지역일꾼 만나다
“노후 산단을 스마트 밸리로 혁신…구 소유 건물 팔아 재정 안정화를”
  • 국제신문 골프대회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