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승대 개최 행사 차질 불가피

법원이 올해 경남 거창군과 거창문화재단이 별도로 개최하려던 거창국제연극제의 명칭 사용을 불허했다. 이에 따라 거창군과 거창문화재단이 개최할 행사의 명칭 변경이 불가피해져 파행이 우려된다.

거창연극제육성진흥회(이하 진흥회)는 거창군과 거창문화재단을 상대로 서울중앙지법에 제기한 거창국제연극제 명칭을 사용하지 못하게 하는 부정 경쟁행위 금지(같은 명칭 사용금지) 등 가처분 청구소송에서 승소했다고 12일 밝혔다.

법원은 판결을 통해 "거창군과 문화재단이 주최하는 2017 거창한 거창국제연극제를 위한 신문 인터넷 우편물 플래카드 등과 연극 관람을 위해 발행되는 입장권과 광고 전시물 등에 거창국제연극제 명칭을 사용해서는 안된다"고 판결했다. 앞서 진흥회는 야외 연극축제로 29년의 역사와 명성을 지닌 거창국제연극제가 사실상 같은 이름으로 같은 기간 다른 장소에서 열리는 초유의 사태가 현실화되자 서울중앙지법에 부정 경쟁행위 금지 등 가처분 청구소송을 제기했다.

또 연극인 200여 명도 지난달 27일 서울 동숭동 예술가의 집에서 가칭 '두 동강 난 거창국제연극제 지키기 위한 모임'을 결성한 뒤 발표한 성명을 통해 거창국제연극제를 진흥회 측에 돌려 달라고 요구했다.

이에 따라 거창군과 문화재단이 오는 28일부터 다음 달 13일까지 수승대와 거창읍 일원에서 열기로 한 2017 거창한 거창국제연극제의 차질이 불가피하게 됐다. 이 행사에는 러시아 대만 독일 일본 폴란드 스페인 미국 등 총 7개국 10개 단체와 국내 70여 개 단체가 참가한다.

진흥회도 기업과 뜻 있는 연극인들의 후원을 받아 올해 '제29회 거창국제연극제'를 거창문화재단이 여는 행사와 비슷한 기간(7월 28일~8월 6일)에 개최한다. 장소는 기존 수승대가 아닌 원학동 계곡으로 옮겨 개최한다.

거창군 관계자는 "명칭 변경을 통해 애초 계획된 연극제를 개최하기로 하고 거창문화재단 측과 협의 중"이라며 "연극제 명칭은 재단과 협의를 통해 조만간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김인수 기자 iskim@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