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회로 개통 주민 숙원
- 금강로·금정로·중앙대로 등
- 러시아워 이미 극심한 정체
# 학습권·안전 문제 어쩌나
- 부산대 교수회·비상대책위
- 예산부족, 건설 지연 우려
27일 오후 부산 금정구 구서동 미남교차로 방면의 한 지점. 도로(금샘로)는 더는 뻗지 못하고 어른 키보다 높은 철제 펜스에 막혀 있었다. 부산대 통과 구간 690m를 포함한 지하차도 850m가 착공되지 않은 탓이다. 현장에서 만난 상인들은 하루빨리 개통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와 달리 이날 부산대에서 열린 금샘로 개설 사업(부산대 통과 구간) 설명회에 참석한 교수와 재학생들은 "결사 반대"를 외쳤다.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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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7일 오후 부산대 건설관에서 열린 '금샘로 개설사업(부산대 통과구간)' 설명회에서 학생들이 공사 반대 피켓을 들고 있다. 김종진기자 kjj1761@kookje.co.kr |
■ 금샘로 주민 "빨리 뚫어야"
금샘로 개통은 금정구의 숙원 사업이다. 구서동과 장전동 주민들은 부산대 구간을 하루빨리 개통하라는 민원을 꾸준히 제기한다. 금샘로 주변 인구가 급격히 늘어 교통체증이 이만저만한 게 아니기 때문이다. 2006년 구서롯데캐슬 3654세대를 시작으로 2010년 구서쌍용예가 1095세대와 금정힐스테이트 301세대, 2014년 금정쌍용예가 1079세대, 지난해 구서SK뷰 693세대의 입주로 금샘로 일대는 10년 전보다 1만 세대 가까이 늘었다.
반면 금정구 도로 인프라는 제자리걸음이다. 대부분 차량이 편도 1차로의 금강로와 2차로인 금정로로 몰리면서 극심한 정체 현상을 빚고 있다. 중앙대로는 더욱 열악하다. 내년 9월 산성터널 개통으로 서부산과 경남에서 교통량이 몰릴 경우 교통체증은 더욱 심해질 전망이다.
금샘로가 뚫리면 상황은 변한다. 1만 세대가 우회할 도로가 연결되기 때문이다. 혼잡한 금강·금정로나 중앙대로 대신 금샘로를 이용하면 교통체증도 완화할 수 있다.
금샘로 주변 주민들은 단절돼 도로 기능을 하지 못하는 금샘로를 볼 때마다 한숨을 쉰다. 장전동에 사는 김모(40) 씨는 "금샘로가 대진전자통신고와 금강식물원 근처에서 막혀 아무런 역할을 못한다. 부산대 통과 구간에 대한 공사를 서둘러 교통난이 해소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 학생과 교수 "학습권 침해"
부산대 전호환 총장은 학습권을 강조하면서 좋은 대안을 찾자고 제안했다. 전 총장은 "이미 30여 년 전부터 여러 차례 협상이 진행돼 왔는데 아직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며 "학습권과 캠퍼스 환경 변화도 중요하다. 부산시의 입장을 들어보고 우리 학교 입장도 반영해서 서로가 미래지향적인 타협안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부산대 교수회와 금샘로 비상대책위원회는 이날 설명회에서 부산시를 강력하게 비판했다. 부산대 교직원인 강태산(58) 씨는 지속적인 예산 지원의 어려움을 들며 공사가 지연될 가능성이 크다고 주장했다. 강 씨는 "부산시가 한 해 도로 인프라 건설에 3000억 원 정도 쓰는 것으로 아는데, 16개 구·군으로 나누면 금정구에는 연간 180억 원 정도 된다. 부산대 통과 지하차도 건설 사업비가 700여 억 원인데 예정대로 2020년까지 완공할 수 있겠느냐"며 "창원대 주변 도로를 건설하는 데 시장·시의회 의장과 총장이 합의하고도 3년 예정된 공사가 5년이나 걸렸다"고 지적했다.
건설 반대 피켓을 들고 설명회에 참석한 부산대 강민아(21) 예술대학생회장도 "지하차도 공사만 보다가 캠퍼스 생활을 끝내는 학생도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든다. 내년에 입학하는 새내기들은 졸업 때까지 불편을 겪어야 한다"고 말했다.
■ 사회적 합의 필요
금샘로 부산대 구간 공사를 두고 사회적인 합의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부산시·부산대가 각자 주장만 고집하면서 평행선을 달리게 되면 지금처럼 갈등만 되풀이될 수 있기 때문이다.
부산참여연대 양미숙 사무처장 "이런 사회적 갈등이 발생했을 때 해결하기 위해서는 먼저 체계적인 논의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서로 설득하기 위해 사안을 공론화시킬 필요도 있다. 시간이 오래 걸리더라도 누구나 의견을 내서 결과를 도출해야 한다"고 말했다.
좀더 세심한 관찰로 상대방에 대해 알아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부산대에선 지하차도가 지나는 예술대·화학관·법학전문대학원과 기숙사가 지하차도 공사로 얼마나 피해를 받는지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부산대 이정표(법학과) 교수는 "법학전문대학원원 건물에서는 학생들이 24시간 불을 켜고 공부한다. 부산시 관계자들이 직접 찾아와서 학생들이 어떤 여건에서 공부하는지 봤으면 한다"고 말했다. 부산시 담당자는 "현장 조사를 통해 학교 건물을 방문해보긴 했지만 미흡한 부분이 있다면 보완하겠다"고 밝혔다.
김희국 김진룡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