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전의식 개선 퍼포먼스 기획
- 매주 수요일 교통문화캠페인 등
- 계도·단속 위주의 정책 벗어나
- 시민단체 중심 자발적 참여 유도

- 노약자 대상 교통질서 준수 교육
- 운전자 법규 위반 행위 단속
- 사고 예방 안전시설 확충도 병행

부산시는 지난해 전국 17개 시도별 교통문화지수 분석에서 종합 6위를 기록했다. 교통문화지수는 2014년 4위를 기록한 후 매년 1계단씩 더 나빠지고 있다. 특히 운전행태 부문은 16위로 2015년 17위에 이어 최하위를 벗어나지 못했다.

	부산경찰청 관계자들과 동서대 미디어영상학부 학생들이 지난달 도심 주요 간선도로에서 교통질서 캠페인을 열고 있다. 부산경찰청 제공

교통문화는 도시의 얼굴이자 시민 삶의 질을 측정하는 바로미터라고 할 수 있다. 전국 최악을 기록한 운전행태 지수는 부산을 운전하기 가장 어려우면서 난폭한 운전자들이 가득한 교통 후진 도시 이미지로 떠올리게 한다. 이런 교통 무질서는 사회적 비용을 키웠으며 대중교통 기능까지 저하시킨다.

한국교통연구원에 따르면 부산의 교통혼잡비용은 1인당 113만 원으로 전국 평균(84만 원)과 큰 차이를 보이며 1위를 차지했다. 차량 1대당 혼잡비용은 332만 원이다. 전국 평균인 245만 원을 크게 웃돈다. 혼잡비용이 높다는 것은 부산의 교통 무질서가 심각해 운전하기 어려운 상황을 의미한다.

부산시는 그동안 지자체와 경찰 등 기관 중심으로 계도와 단속 위주로 진행되던 교통문화 개선 활동을 시민이 주도하는 사회운동으로 발전시키는 데 초점을 맞추었다. 시민단체가 주축이 돼 시민의 자발적인 참여를 이끌어내 최악의 교통도시라는 오명을 벗겠다는 취지다.

교통문화운동시민연합, 모범운전자회, 녹색어머니회 등 7개 단체 회원은 매주 수요일 주요 교차로와 간선도로변에서 교통문화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올해는 287개 시민단체가 참여하는 '내사랑부산운동'의 중점 실천과제로 선정해 범시민적 공감대 형성에 주력하고 있다.

현재 부산 경찰은 'Let's go 교통질서 우리 함께'라는 캐치프레이즈를 걸고 선진교통문화를 조성하기 위한 범시민운동을 벌이고 있다. 현장에서 시민이 체감하는 교통안전의식 개선을 중요하다고 판단해 시민이 함께 참여할 수 있는 퍼포먼스를 기획했다.

예를 들어 횡단보도 신호가 바뀌면 양쪽에서 한 사람씩 안전벨트가 그려진 현수막을 당기며 중앙으로 이동해, 현수막이 맞닿으면 안전벨트가 채워진다. 또 '안전벨트 플래시몹, 무단횡단 NO, 교통질서 우리 함께'라는 어깨띠를 맨 사람이 빨간 신호에 시간이 멈춘 것처럼 정지했다가 초록 불이 되면 건너는 스탑모션을 활용한 퍼포먼스도 준비하고 있다.

교통약자인 어린이와 노인을 대상으로 교통안전교육도 강화한다. 교통안전 체험장(3곳), 스쿨존(899곳), 노인시설(2284곳) 등을 월 2회 이상 방문해 교통안전교육을 벌이고 맞춤형 안전용품 배부할 계획이다. 부산시 교통문화연수원 등과 협업해 '찾아가는 어린이 자전거 안전교실' 등 어린이 교통안전교육 프로그램 활성화할 방침이다.

동시에 단속도 강화했다. 방향지시등을 켜지 않고 끼어들거나 보행자를 무시한 채 정지선을 지키지 않는 운전자 등이 주요 대상이다.

부산 경찰은 지난해 9월부터 교통량 증가 및 교통질서 위반 등으로 차량 정체가 자주 발생하는 교차로 15곳에 전담 경찰관을 상주시키는 등 주요 교차로 및 간선도로에서 중점적으로 단속을 하고 있다. 전담 경찰관은 교차로에서 발생하는 교통법규 위반 행위를 집중적으로 단속하고 교통환경이 개선될 경우 교차로 1개소를 추가로 지정해 점진적으로 운용을 확대할 계획이다.

시는 횡단보도 내 교통사고 사망자 증가 추세에 맞춰 사망사고를 줄이기 위한 대책도 세웠다.

횡단보도 우측 편을 비추는 그림자 조명이 대표적인 경우다. 이 장치는 시민에게 교통질서 준수를 강요하는 것이 아닌 자연스럽게 주의를 환기하는 이른바 '넛지효과'를 활용한다. 교통안전을 당부하는 문구 등 4개의 이미지가 회전하면서 바닥에 비춰 보행자의 시선을 끌게 된다. 시는 애초에 85곳에 조명을 설치하려 했으나 최근 추가 설치를 요청하는 구 군이 많아 총 160곳을 확대 설치했다.

부산경찰청 이병학 교통안전계장은 "부산은 차량은 많은데 도로환경은 열악해 교통문화 개선에 시민 참여가 필수적"이라며 "근본적인 시민문화를 바꾸기 위해 단속과 함께 각종 시민 참여방안을 구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봉기 기자 superche@kookje.co.kr

※ 공동기획: 부산지방경찰청, 부산광역시, 부산교통공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