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6월항쟁 30년…일상의 민주주의로 <3> 민주항쟁 기억의 공간 가꾸자

기념비 세우고 상징물 복원, 항쟁역사 후세에 알려야

  • 이준영 기자 ljy@kookje.co.kr
  •  |   입력 : 2017-06-14 19:45:17
  •  |   본지 6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 이태춘 열사 추모벽화 넝쿨 덮여

- 동아대 내 항쟁기념비도 잊혀져

- 황보 열사 기록은 소식지가 전부

- 부산대 부마항쟁기념비도 오류


- 경희대 1989년 그려진 벽화 복원

- 창원 민주화운동 유적 13곳 발굴

- 안내판 등 정비로 탐방코스 개발


지난 10일 문재인 대통령은 6월민주항쟁 30돌 기념식에서 1987년 5월 분신한 황보영국 열사와 최루탄에 맞아 숨진 이태춘 열사의 유족을 위로했다. 박종철·이한열 열사에 비해 상대적으로 관심을 덜 받았던 두 열사의 유족은 서러운 듯 문 대통령을 끌어안았다.

   
담쟁이 넝쿨에 가려진 동아대 6월민주항쟁도(위)와 1988년 당시 6월항쟁도의 원래 모습. 이준영 기자·동아대 민주동문회 제공
취재진은 동아대 무역학과 81학번인 이태춘 열사와 신발공장 노동자였던 황보 열사를 기념하는 공간과 상징물·기록을 찾기 위해 한달 넘게 발품을 팔았다.

황보 열사의 경우 1987년 부산민주시민협의회와 부산천주교사회운동협의회가 만든 소식지가 기록의 전부였다. 황보 열사의 묘는 부산이 아니라 경기도 민주화운동 기념공원에 있었다. 이 열사의 넋을 기리는 벽화는 관리가 거의 안돼 색이 바래 알아볼 수 없는 상태였다.

치열하고 때론 위험했던 부산 민주화운동의 흔적이 시나브로 잊혀지고 있는 것이다. 민주화운동을 기리는 상징물을 복원하거나 새로 만들어 '민주주의 역사'를 언제든 느낄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는 이유다.

■열악한 민주화운동 기념공간

   
부산대 부마민주항쟁기념비. 이준영 기자
동아대 교수회관 벽면의 '6월 항쟁도'는 1988년 제작됐다. 학내 그림패인 '열림그림마당'이 이태춘 열사를 추모하기 위해 가로 30m x 세로 3m로 만든 벽화다. 6월 민주항쟁 기념 벽화를 그려 보존한 것은 동아대가 전국 최초였다.

현재 6월항쟁도는 형체를 알아볼 수 없는 정도로 훼손된 상태다. 벽화 위에서부터 내려온 담쟁이 넝쿨도 벽화를 거의 뒤덮었다. 2007년에는 당시 총학생회가 6월항쟁도를 철거하겠다고 나서 시민단체와 마찰을 빚기도 했다.

최근 동아대 민주동문회는 "6월 민주항쟁을 소재로 한 첫 민중미술인 항쟁도를 복원하고 안내판도 설치해야 한다"고 대학 측에 요구했다. 앞서 ㈔민족미술인협회도 2007년 '6월항쟁도 작품소견서'를 통해 "민주화에 대한 열망과 시각매체에 대한 사랑을 엿볼 수 있는 벽화운동의 정신에 맞는 대표적인 예"라면서 "작품의 가치를 널리 공유하고 그 보존에 머리를 맞대야 한다"고 주장했다.

'6월항쟁 20주년 기념사업회'가 2007년 동아대 공과대학 뒤편에 세운 '민주항쟁 기념비' 역시 기억에서 잊혀져가고 있다. 이 열사가 경찰의 최루탄에 맞은 장소인 부산 동구 좌천동 고가도로나 6월항쟁의 작전본부였던 부산 중구 가톨릭센터에서도 기념비 하나 찾을 수 없었다.

유신 독재를 무너뜨린 부마민주항쟁 기념 공간 역시 부산대에만 있다. 1989년 5월 16일 부산대 중앙도서관 앞에는 횃불 모형의 10·16부마민중항쟁탑이 만들어졌다. 부마항쟁 20주년인 1999년 10월 16일엔 옛 도서관(현재 건설관 앞) 자리에 부마항쟁 발원지 표지석이 세워졌다. 부마항쟁 당시 시위를 주도했던 정광민(59) 씨는 "부마항쟁의 시위가 시작된 곳은 발원지 표지석이 있는 옛 도서관이 아니라 상대 앞이다. 기초적인 고증도 잘못됐다"며 "부마항쟁이라는 위대한 유산을 갖고도 남의 일처럼 대하는 부산의 태도에 실망만 따를 뿐"이라고 말했다.

■민주화 숨결 되살리는 창원

동아대와 달리 경희대는 1989년 '벽그림제작공동위원회'가 문리대학 벽면에 제작한 벽화(가로 11mX 세로 17m)를 지난 9일 복원했다.  동문과 재학생이 주도하고 경희대도 힘을 보탰다. 경희대 민주동문회 강이화 총무부장은 "민주화운동 당시 여러 대학에서 6월항쟁 벽화를 제작했지만 지금은 대부분 훼손된 상태"라며 "올해는 더욱 의미 깊은 해인 만큼 벽화를 복원하자는 데 뜻을 모았다"고 말했다.

전남대 '벽그림추진위원회'도 1990년 제작된 광주민중항쟁도(가로 10mX 세로 16m)를 오는 9월까지 복원한다.

창원(옛 마산)은 민주화운동 유적 보존에 적극적이다. 창원은 4·19 혁명의 도화선이 된 3·15의거와 부마항쟁의 도시다. 창원시는 지난달 민주화운동 상징물 전수조사를 통해 13곳의 유적지를 발굴했다. 3·15의거를 기념하는 유적은 9개였다. 김주열 열사 흉상은 물론 3·15 부정선거에 항의하는 시위대에 경찰이 쏜 총탄 자국이 남아 있는 무학초등학교 담벼락도 기념공간으로 활용하고 있다.

창원은 올해 유적지 안내판 정비를 비롯해 13곳의 유적지를 둘러보는 탐방코스 개발도 계획 중이다. 창원시 신병권 사회복지과장은 "민주화 유적지 탐방코스 사업비는 추가경정 예산안에 반영해 본격적인 민주성지화 작업에 들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부산대 김희재(사회학과) 교수는 "민주화운동을 기념하는 공간과 상징물들이 곧 살아있는 교육"이라며 "지역 곳곳에 민주화 역사를 느낄 수 있는 콘텐츠들을 만들어 민주시민교육의 장으로 활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준영 기자 ljy@kookje.co.kr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만조 때면 멈추는 광복지하도 에스컬레이터
  2. 2‘좌초 위기’ 해운대 70층 주상복합 개발 기지개 켜나
  3. 3‘부캉이’ 추워지기 전 바다로…21일 3차 외해유도(종합)
  4. 4마무리 캠프 코앞인데…롯데 감독·단장 인선 언제쯤
  5. 5사망사고 1년 만에…부산구치소 수감자 집단폭행 재발
  6. 6신공항 공사 컨소시엄 1곳 탈퇴…내달 우선착공 무산 우려(종합)
  7. 7지광(국제신문 대주주) 만난 부산노동청장 “체임 방치 땐 강력 조치”
  8. 823명 숨진 ‘아리셀 화재참사’ 기업 대표, 징역 4년형 확정(종합)
  9. 9부산시, 신임 기조실장 26일 발표…행정부시장 행안부 고위간부 가닥
  10. 10창원 구산해양단지 컨소 회생 포기…26년 표류 끝 좌초되나
  1. 1지광(국제신문 대주주) 만난 부산노동청장 “체임 방치 땐 강력 조치”
  2. 2‘청문 부적격’ 기관장들 임명 기류…田시장-시의회 협치 두번째 뇌관
  3. 3'소장품 셀프 출품' 유홍준 국립중앙박물관장 사의 표명
  4. 4부산시 국감서 전재수 시장 통일교 금품수수 의혹 설전
  5. 5교육위 국감 화두 ‘교부금 축소’…“교육감 대응도 안일” 질타
  6. 6부산회생법원 국감 “지역언론 가치 고려 국제신문 살펴야”
  7. 7李 대통령, AI에 물었다…“중수청장 국무회의 배석불가는 억지”
  8. 8與, 초광역특구법안 발의 “주 52시간 특례 숙의”
  9. 9[2026 국감 브리핑]용혜인 “부산 119구급 스마트시스템 이용률 1%, 전국 최하권”
  10. 10"2026 AG 여자유도 계체실격, 남자 계체명단만 확인해 발생"
  1. 1‘좌초 위기’ 해운대 70층 주상복합 개발 기지개 켜나
  2. 2신공항 공사 컨소시엄 1곳 탈퇴…내달 우선착공 무산 우려(종합)
  3. 3송도 바다서 만난 융드립 커피 한 잔
  4. 4부산에 둥지 수산무역협회…김 등 수출 드라이브
  5. 5가덕 6200억 증액 확약 절실…국회는 특별법 개정안 논의
  6. 6부산은행, 불꽃축제 등 지역축제 발전에 2억 후원
  7. 7관광과 지역민 함께 성장을…세계가 부산서 묘책 찾는다
  8. 8“친환경 항만 투자 100억 당, 부산 124억 생산유발”
  9. 9동남아 접수하러 ‘부산표 게임’ 방콕행
  10. 10'반도체의 힘' 10월 1~20일 수출 105% 폭증…일평균 65.4%↑
  1. 1만조 때면 멈추는 광복지하도 에스컬레이터
  2. 2‘부캉이’ 추워지기 전 바다로…21일 3차 외해유도(종합)
  3. 3사망사고 1년 만에…부산구치소 수감자 집단폭행 재발
  4. 423명 숨진 ‘아리셀 화재참사’ 기업 대표, 징역 4년형 확정(종합)
  5. 5부산시, 신임 기조실장 26일 발표…행정부시장 행안부 고위간부 가닥
  6. 6창원 구산해양단지 컨소 회생 포기…26년 표류 끝 좌초되나
  7. 7APEC공원·금련산역 러너지원공간 문 열어
  8. 8“기존 공부량 유지하며 취약점 공략…남은 주말 수능처럼 모의고사를”
  9. 9[속보]20일 부산서 70대 남성 무궁화호 열차에 치여 사망
  10. 10피습 자작극 정이한, 모친 증인 신청
  1. 1마무리 캠프 코앞인데…롯데 감독·단장 인선 언제쯤
  2. 2유럽 강호 맞서는 김시우·임성재
  3. 331세 데이터 분석가, 최연소 MLB 구단 사장됐다
  4. 4"2026 AG 여자유도 계체실격, 남자 계체명단만 확인해 발생"
  5. 5잘 넣긴 하는데…욱하는 외인, 속 타는 구단
  6. 6전설 수지 수산티 넘은 전설…안세영 47번째 우승 ‘세계新’(종합)
  7. 73연승 KIA, LG 꺾고 23년 만에 플레이오프 진출
  8. 8KIA 내리 3승이냐, LG 반격 첫 승이냐
  9. 9국대 에이스 곽빈, 최동원상 받는다
  10. 10김태형 유임이냐, 이동욱 전 NC 다이노스 감독·조성환 해설위원 등 새 얼굴이냐
우리은행
끝나지 않은 '석면 공포'
구·군 일손 적고 주인 자비부담 꺼려…슬레이트 철거 하세월
민선9기 지역일꾼 만나다
“광안리 해변 보행공간 개선…구 차원 추가 캐시백 검토중”
  • 국제신문 골프대회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