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다른 도시가 민주화 운동 기념 공간을 만들고 스토리텔링 작업을 하는지 부산은 알아야 합니다."
6월 민주항쟁 당시 부산가톨릭센터 농성단 대표를 맡았던 민주주의사회연구소 김종기(56·사진) 부소장은 지금도 30년 전의 일을 생생히 기억한다. 당시 그는 부산대 부총학생회장이었다. 그는 부산가톨릭센터야말로 6월민주항쟁을 승리로 이끈 공간었다고 회상했다.
"서울 명동성당 농성 해산을 계기로 6월항쟁의 열기가 식어가던 때에 부산은 오히려 열기가 달아올랐어요. 그 중심에 가톨릭센터가 있습니다. 약 900명의 노동자와 대학생들이 그곳에서 밤낮으로 독재정권 물러가라는 구호를 외쳤습니다."
당시 가톨릭센터에는 시민들의 격려 성금과 빵·음료수가 쇄도했다. 정부의 진압 명령이 떨어졌다는 소식에도 대오는 흔들리지 않았다.
그해 6월 8일부터는 가톨릭센터에서 5·18광주 사진전이 열렸다. 군사정권의 탄압에도 사진전을 강행한 당시 송도성당 박승원 신부는 "전두환 정권의 감시에도 사진전을 찾은 행렬은 400m 떨어진 메리놀병원까지 이어졌다"고 돌아봤다.
사진을 본 부산시민은 분노했다. 박 신부는 "민주화를 외치던 많은 부산 시민이 크고 작은 사건에 휘말렸어. 그들의 억울함을 풀어주려고 노무현과 문재인이 바쁘게 뛰었다"고 했다.
김 부소장은 "살아있는 역사의 현장인 가톨릭센터를 6월항쟁의 대표적인 기념 공간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민주화의 성지인 부산이 이렇게 의미 있는 곳을 내버려둬선 안 됩니다. 하다못해 6월항쟁 농성지였다는 표지판이라도 세워야 합니다. 이태춘 열사가 숨진 동구 좌천동 고가도로도 그냥 지나치면 그곳에 어떤 의미가 있는지 전혀 알 수 없어요. 가톨릭센터·고가도로와 시위가 들끓었던 문현교차로를 하나의 민주 관광코스로 연결한다면 지역의 자긍심도 커질 겁니다."
이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