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법따라 추징금 회사 환원 밝혀
- 노조, 다음주 고발장 접수 예정

창원지검 밀양지청이 최근 폐업한 경남 창녕의 부곡하와이에 대한 경영 비리 의혹 수사에 착수했다.

밀양지청은 부곡하와이 경영진이었던 전 이사 A 씨를 상대로 회사 경영 과정에서의 비리 등에 대한 수사를 벌이고 있다고 31일 밝혔다. A 씨는 지난 22일 직접 검찰에 찾아가 자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A 씨는 앞서 지난 18일 폐업을 앞둔 부곡하와이 사업장 내에 자신의 경영 비리를 자인하는 자필 대자보를 붙였다.그는 대자보를 통해 '업무를 진행하면서 업체로부터 리베이트를 받아 개인 용도로 사용해 왔음을 인정하며 이로 인해 회사에 손해를 끼쳤음을 뉘우친다. 검찰에 출두해 심판을 받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A 씨는 또 다른 B 전 이사와 함께 부곡하와이 폐업 이전에 사퇴했으며, 폐업을 놓고 노사 갈등과 함께 경영진 비리 의혹이 제기되자 심적 부담감 때문에 자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A 전 이사는 대자보에서 '노조와의 협의를 통해 진실을 덮어 보려고 노력했던 것도 사실이다'고 밝혔다.

A 씨는 착복한 리베이트 등 공금을 회사에 환원, 직원들의 위로금에 보태려고 했다면서 '법의 심판이 우선이라 생각해, 법의 판단에 따라 추징된 금액 전액을 회사에 환원하겠다'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진무환(59) 부곡하와이 노동조합 위원장은 "정확한 내용은 검찰 수사 결과를 통해 밝혀지겠지만 A 씨 등이 수영장이나 객실 리모델링, 각종 행사 등을 추진하면서 비리를 저지른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며 "다음 주쯤 이와 관련해 경영진에 대해 수사를 해달라는 고발장을 검찰에 정식으로 제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검찰은 "A 씨가 직접 찾아와 자수함에 따라 정식 수사에 착수했다"며 "현재는 증거 수집 등 기초적인 수사단계"라고 말했다.

한편 지역사회에서 부곡하와이 부실경영과 경영진의 비리 의혹은 오래전부터 제기돼 왔다. 창업주인 재일교포 배종성 씨는 개인이 소장했던 박제품과 골동품으로 전시관을 꾸밀 정도로 모국의 고향에 세운 부곡하와이에 애착을 보였다. 그러나 창업주 사망 후 아들인 배효준 씨가 51.7%의 지분을 소유하고 있지만, 경영은 2명의 이사진에게 일임해 사실상 주인없는 회사로 운영됐다. 모기업인 일본의 '에이스 전연' 역시 주업이 숙박·레저시설 운영이 아닌 '파친코' 제조업이어서 시설 개·보수 등 추가 투자에 관심을 두지 않았다. 결국 창업주 사망과 일본 모기업의 무관심이 부실 경영과 회사 공금 착복, 횡령 등 비리로 이어졌다는 지적이다.

이민용 기자 mylee@koo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