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누적 적자 100억에 폐업 결정

폐업을 예고했던 경남 대표 휴양지인 창녕 부곡하와이(본지 지난 6일 자 8면 보도)가 28일 문을 닫았다.

	부곡하와이 내 야외 놀이장인 하와이랜드. 연합뉴스

부곡하와이는 이날 인터넷 홈페이지에 '38년 추억을 간직하겠습니다'라는 제목으로 '28일부로 폐업하게 되었습니다. 지난 38년간의 역사 속에 많은 분들의 추억이 함께 했음을 잊지 않겠습니다"는 안내문을 올렸다.

1979년 개장한 부곡하와이는 국내 첫 워터파크로 연간 200만 명이 찾는 국내 대표적인 휴양지였다. 그러나 근년 들어 김해와 양산지역에 대형 워터파크가 잇따라 문을 열면서 직격탄을 맞았다. 지난 한 해 부곡하와이 입장객은 예전의 10분의 1 수준인 24만여 명에 그쳤다. 결국 회사 측은 3년 동안 누적 적자액이 100억 원에 달하는 등 시설 개·보수 비용 등을 고려해 폐업을 결정했다. 부곡하와이 측은 비공개 매각 방침과 함께 인수 의사를 밝힌 업체 3곳과 대금 협상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부곡하와이 노조는 공개 매각과 고용 승계를 요구하며 사측과 갈등을 빚고 있다. 노조 측은 "사측이 경영부실 책임을 외면한 채 갑자기 폐업을 통보하고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며 "폐업에 들어가더라도 남은 직원의 생존권을 지키기 위해 계속 투쟁할 것"이라고 밝혀 폐업을 둘러싼 노사갈등은 계속될 전망이다. 회사 측은 직원 80여 명을 대상으로 퇴직금과 함께 수개월 치의 위로금을 지급하는 방안을 노조 측에 제시한 상태다.

창녕군 관계자는 "조만간 부곡하와이로부터 폐업 신청서 등 정식 공문이 접수될 것으로 보인다"며 "인수업체가 나선다면 부곡하와이가 새로운 관광명소로 거듭날 수 있도록 행정적인 지원에 적극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부곡하와이는 1976년 재일본한국인본국투자협회 결성과 모국에 기업 건설 붐을 타고 재일교포 배종성(작고) 씨가 창업했다. 개관 당시 극장식 공연장과 워터파크 시설을 갖춰 신혼여행과 수학여행의 필수코스가 되기도 했다. 현재 부곡하와이의 모기업은 배 씨가 창업한 일본 에이스전연그룹이다.

이민용 기자 mylee@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