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업체 3곳서 인수의사 타진
- 폐업땐 지역경제 악영향 우려

국내 첫 워터파크이자 국민 관광지로 명성을 날렸던 경남 창녕 부곡하와이(사진)가 폐업 절차를 밟으면서 그 배경과 향후 인수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5일 창녕군과 부곡하와이에 따르면 부곡하와이는 누적 적자에 따라 내부적으로 폐업 결정과 함께 조만간 영업을 중단하기로 했다. 이와 관련 부곡하와이 관계자는 창녕군청을 찾아 이달 말까지 정상 영업을 한 뒤 다음 달 1일 문을 닫는다는 입장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폐업 원인은 지난 3년간 100억 원에 이르는 누적 적자 때문이다. 인근 김해와 양산에 각각 대형 워터파크가 들어서면서 경쟁이 심해진 데다 개관 38년을 넘기면서 시설 노후에 따른 개·보수 비용 부담도 원인으로 지목됐다. 하지만 부곡하와이가 1등급 관광호텔(185 객실)인 데다 9000여 명을 동시에 수용할 수 있는 워터파크시설을 갖추고 있어 매각을 통한 재개관도 점쳐지고 있다.

부곡하와이 측은 비공개 매각 방침을 세운 가운데 현재 투자자문회사와 개인업체 등 3곳에서 인수 의사를 타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군 관계자는 "부곡하와이 측이 매각 대금을 500억 원 정도로 제시하고 있지만 인수 희망업체들이 400억 원 정도를 제시해 절충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부곡하와이 폐업 소식이 알려지면서 지역 경제계와 부곡하와이 노조의 우려도 높아지고 있다. 부곡온천특구에는 부곡하와이 외에 24개(관광 5, 일반 19) 숙박업소가 있어 당장 숙박 불편은 없다. 하지만 비수기인 여름철 관광객을 유치했던 부곡하와이 워터파크가 문을 닫을 경우 경제적 타격을 피할 수 없게 됐다. 노조 측도 회사의 폐업 관련 진의를 파악하면서 향후 고용 승계 등 대책 마련에 나섰다.

부곡하와이는 1976년 재일본한국인본국투자협회 결성 이후 재일교포 기업인의 모국 진출 붐에 따라 1982년 문을 열었다. 창업주인 배종성(작고) 씨는 재일교포 재계에서도 신격호(롯데) 서갑호(방림방적) 등과 함께 다섯손가락안에 들 정도로 성공한 인물이다. 개관 당시 국내에서는 보기 드문 극장식 공연장과 워터파크 시설을 갖춰 신혼여행과 수학여행의 필수코스가 되기도 했다. 특히 배 씨는 자신의 호를 붙인 '백농관'에 전 세계에서 수집한 수천 점의 박제물을 전시해 큰 인기를 얻고 있다. 1990년 이후 해외여행이 개방되고 인근 도시를 중심으로 대형 워터파크 등 레저시설이 들어서면서 쇠락의 길로 접어들었다. 현재 부곡하와이의 모기업은 배 씨가 창업한 일본 에이스 전연 그룹이다.

이민용 기자 mylee@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