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진흥회 "20여 년 행사 강탈하나"
- 원학동 계곡으로 장소 옮겨
- 같은 기간 따로따로 열릴 판
경남 거창군과 ㈔거창연극제육성진흥회 간 알력 다툼으로 오랜 역사와 명성을 지닌 '거창국제연극제'가 이중 개최될 상황에 처했다.
㈔거창연극제 육성진흥회(이하 진흥회)는 11일 거창군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거창군이 예산을 지원한다는 명목을 내세워 거창문화재단을 설립, 29년의 역사를 지닌 거창국제연극제(이하 연극제)를 강탈하려 한다"며 거창군을 비난했다. 이들은 또 "거창군이 지난달 진흥회가 국비 예산의 성격을 띤 기금 1억5000만 원을 지원받지 못하도록 한국문화예술위원회에 공문을 보내고 문화관광부에 연락하는 등 방해와 횡포를 자행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기업과 뜻 있는 연극인들의 후원을 받아 올해 '제29회 거창국제연극제'를 오는 7월 28일부터 8월 13일까지 기존 수승대가 아닌 위천면 등 원학동 계곡으로 장소를 옮겨 개최한다고 밝혔다.
반면 거창문화재단은 같은 기간 '제1회 2017거창국제연극제'를 수승대 일원에서 개최키로 해 이중 개최가 불가피한 실정이다. 이에 따라 국내 최초의 야외연극축제로 29년의 역사와 명성을 지닌 거창국제연극제가 같은 이름으로 같은 기간 다른 장소에서 이중으로 열리는 초유의 사태를 맞이하게 됐다.
진흥회는 "거창군이 진흥회가 내분 및 불투명한 보조금 집행으로 별도의 문화재단을 설립했다고 밝히고 있으나 2006년부터 거창군과 의회의 행정사무 감사, 경남도 감사 등 여섯 차례의 행정기관과 시법기관의 조사를 받았지만 모두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또 "거창군에 보조금 집행이 불투명하면 행사는 진흥회가 맡고 예산집행은 군에서 맡아 달라는 요청도 무시했다"며 "이는 불투명한 보조금 집행을 핑계로 연극제를 통째로 삼키고 싶은 생각이 앞섰던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이들은 "거창문화재단의 이사장이 군수로 되어 있어 문화재단이 단체장의 선거용으로 전락하기 쉽고 문화의 풀뿌리 자립성이 퇴보할 우려가 높다"며 반발했다.
이에 대해 거창군은 "연극제의 위기 상황을 극복하고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야외 연극축제로 성장시키기 위해 의회의 승인을 받아 거창문화재단을 설립했다"고 반박했다. 또 "거창국제연극제가 특정단체나 특정 개인의 전유물이 될 수 없으며 거창문화재단에서는 전문가와 함께 힘을 모아 거창국제연극제가 7만 거창군민의 자랑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거창군은 지난해 연극제 개최를 둘러싸고 신·구 집행부인 거창연극제운영위원회와 진흥회 간 갈등으로 확보해 놓은 예산 8억2000만 원의 지원을 중단했다. 이에 진흥회는 군비 지원 없이 연극인 등의 후원을 받아 지난해 제28회 연극제를 개최했다.
김인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