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이 19시간의 마라톤 조사를 받고 19일 새벽 귀가했다.

	우병우 전 민정수석이 특검 조사를 마치고 귀가하면서 질문하는 기자를 쳐다보고 있다. 연합뉴스

'비선 실세' 최순실(61·구속기소)씨의 국정농단 의혹과 관련해 박영수 특별검사팀에 처음 소환된 우병우(50) 전 청와대 민정수석이 19일 새벽 장시간 조사를 받고 귀가했다.

우 전 수석은 이날 오전 4시 44분께 조사를 마치고 대치동 특검 사무실에서 나왔다.

그는 귀가에 앞서 취재진에 "성실히 조사받았다"고 짧게 말했다. 민정수석 재직시절 최순실 씨로부터 인사청탁을 받았는지에 관한 질문에는 단호한 어조로 "사실이 아니다"라고 대답했다. 국정농단 의혹을 몰랐는지 등 여타 질문에는 답변하지 않았다.

푸른색 넥타이에 검은색 코트 차림으로 나온 우 전 수석은 전날 출석 때와 마찬가지로 뻣뻣한 모습을 보였다. 오랜 조사를 받은 탓인지 얼굴은 피곤해 보였다.

직권남용 및 직무유기 등 혐의의 피의자 신분인 우 전 수석은 전날 오전 9시 53분께 특검에 출석해 각종 의혹을 둘러싼 사실관계 등에 관해 19시간 가까이 '마라톤조사'를 받았다.

특검팀은 우 전 수석을 상대로 재직 시절 최 씨의 국정농단 행위를 묵인·방조하고 이에 대한 이석수(54) 당시 대통령 직속 특별감찰관의 내사를 방해한 혐의 등을 집중적으로 캐물었다.

또 지난해 9월 이 특별감찰관 사표 수리 직후 감찰관실 별정직 공무원 퇴직 통보 등으로 사실상 조직이 와해되는 과정에 우 전 수석의 영향력이 작용했는지 강도 높게 추궁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은 우 전 수석의 진술과 기존 조사 내용, 증거 자료 등을 토대로 재소환할지를 판단할 방침이다. 구속영장을 청구할지도 검토하고 있다. 권용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