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장단, 정관에너지와 협상추진
- 기장군 생명가방 보급 목소리도
지난 9일 부산 기장군 정관신도시의 블랙아웃(대규모 정전) 사태에 따른 보상 문의가 주말에도 계속됐다. 피해 주민들은 정전에 따른 보상기준이 명확하지 않아 혼란(본지 지난 11일 자 1면 보도)이 크다고 주장했다. 정관신도시에 전기와 열을 독점 공급하는 (주)부산정관에너지 측은 약관에 따라 시간당 최대 10배의 전기요금을 보상하겠다는 말만 되풀이할 뿐 실제 발생한 현물피해 보상 기준은 아직 마련하지 못한 상태다.
기장군에 따르면 12일 오후까지 블랙아웃 사태로 인한 보상신청은 91건(7510만 원)으로 집계됐다. 소상공인 피해 접수가 53건(개인 38건)으로 절반을 넘었다. 기장군은 블랙아웃 사태에 따른 실제 피해액은 수백억 원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지금까지 실제 보상 신청보다 피해 접수 방법에 대한 문의가 훨씬 많기 때문이다.
블랙아웃 사태로 인한 2차 피해는 주민이 직접 증명해야 한다. 상가는 1년 부가세 등을 토대로 하루 매상을 추산하거나 실제 피해 장면을 찍은 사진을 찍어 제출해야 한다. 정전에 따른 피해를 입증할 증거가 없으면 보상 과정에서 갈등을 빚을 수 있다. 실제 이날 정관읍사무소에는 정전으로 놀란 아이가 학교에서 넘어져 다쳤는데 보상이 가능하겠냐는 문의가 접수되기도 했다. 카페 대표는 "하루 장사를 못 했는데 매출액과 순이익 가운데 무엇으로 보상을 받을 수 있는지 기준이 없다"고 말했다.
정관읍 마을 이장단은 정관에너지 이사회 측과 협의해 정확한 보상 기준부터 만들 예정이다. 정관에너지 주주들과의 직접 협상도 추진 중이다. 정관읍 한광열 이장은 "정관에너지 실소유주와 보상 내용을 협의하기로 했다"며 "적절한 보상안이 마련되지 않으면 주무 부처인 산업통상자원부 방문 시위도 논의 중"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블랙아웃 사태를 계기로 '생명가방' 보급을 서둘러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생명가방'은 비상시를 대비해 손전등·양초·다목적 칼과 비상식량을 넣은 가방이다. 기장군은 지난해 10월 31억 원을 들여 기장군 6만2000가구에 생명가방을 나눠주는 조례 제정을 추진했다. 하지만 기장군의회가 선거법 위반 가능성이 있다며 조례안을 부결시켜 생명가방을 보급하지 못했다.
오규석 기장군수는 "블랙아웃 사태 때 랜턴 1000개와 양초 3만6000개를 급하게 준비했다"며 "생명가방이 보급됐었다면 이런 행정적 낭비는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준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