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다수 전국 시·도와 달리 교육감이 국정 역사교과서에 대해 찬성 입장을 밝혀 비상한 관심이 쏠리고 있는 울산 지역에서 연구 학교를 희망하는 곳이 전무한 것으로 확인됐다.

울산시교육청은 119개 중·고교 가운데 올해 국정교과서를 가르치기 위해 연구학교 지정을 신청한 곳은 한 군데도 없다고 8일 밝혔다.

일선 학교의 반응은 싸늘하다. 국정교과서 최종본이 오류투성이인 데다 갈수록 거세지는 국정화 반대 여론 등이 그 이유다. 연구비 지원, 담당교사 승진 가산점 부여 등 교육부가 내건 인센티브가 먹혀들지 않고 있다. S중학교 교감은 "지난 7일 학교운영위원회를 열어 연구학교 신청 여부를 논의하려다 안건 상정을 취소했다"며 "먼저 전체 교사들의 의견을 수렴해 보니 모두 반대하는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교사들은 교과서 기술의 부정확성을 반대의 가장 큰 사유로 꼽았다. 교육부는 최근 민족문제연구소 등 7개 단체로 구성된 역사교육연대회의가 최종본에서 653건의 오류를 발견했다며 29건을 공개하자 그중 7건에 대해 수정 필요 의사를 밝힌 바 있다. 이어 오는 10월까지 또다시 국민 의견을 수렴해 추가 수정하겠다는 방침을 내놓았다.

이 때문에 국정교과서에 대한 불신이 더욱 깊어지고 있다. 도상열 전교조 울산지부장은 "오류가 수두룩한 교과서로 어떻게 아이들을 가르칠 수 있느냐"면서 "부작용을 막으려면 국정교과서를 폐기하는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국정교과서에 대한 울산 지역 학교들의 반응이 부정적으로 나타남에 따라 향후 김복만 울산시교육감의 찬성 입장과 관련한 논란은 물밑에 가라앉을 것으로 보인다. 김 교육감은 지난해 11월 25일 기자회견을 자청해 국정교과서 추진 중단과 폐기를 촉구하는 전국 시·도교육감협의회의 공동성명에 이의를 제기한 바 있다.

이경식 기자 yisg@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