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3㎾급 설비 500가구에 설치
- 국내에 150가구 이상 참여 처음
- 가구당 월 3만 원 요금 절감 기대

500가구가 에너지를 자급할 수 있는 전국 최대 규모의 태양광발전 마을이 울산에 조성된다.

울산 남구는 삼호동 와와공원 일원 단독주택과 저층 빌라가 밀집한 주택가를 대상으로 '그린빌리지 조성사업'을 오는 6월 완료를 목표로 추진한다고 18일 밝혔다.

이 사업은 총 26억 원을 들여 500가구 주택 옥상에 2∼3㎾급 태양광 발전설비를 설치해 전기를 스스로 생산하는 친환경 마을을 조성하는 것이다. 태양광 발전설비를 설치한 주택은 낮 동안 햇빛으로 전력을 생산해 한전으로 보낸 만큼 전기를 공짜로 사용하게 된다. 가구당 한 달 평균 3만 원가량의 전기요금 절감 효과가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마을 전체로는 연간 200만㎾의 전력을 생산해 1500t가량의 온실가스를 줄이는 효과가 기대된다.

최근 국내에서는 자치단체나 정부 산하 기관 주도로 주택 밀집지나 농·어촌에 태양광 발전기를 보급하는 사업이 활발하다. 하지만 한 마을 내 500가구에 태양광 발전기를 설치하는 것은 전례가 없다. 대개 수십 가구 단위거나 규모가 커도 100∼150가구 수준이다. 대규모로 할 만한 대상지가 마땅치 않은 데다 주민 참여도도 높지 않기 때문이다. 정부나 지자체 지원금을 받더라도 가구당 최소 100만 원이 넘는 금액을 자부담해야 하기 때문에 동참을 꺼린다.

그런데 남구는 이미 사업 목표를 초과하는 550가구의 동의를 받았다. 오히려 주택 노후도 등을 따져 태양광 발전기 설치가 적합하지 않은 50가구를 추려내야 하는 상황이다.

이 같은 호응은 가구당 자부담 금액을 30만 원 정도로 낮췄기에 가능했다. 남구는 태화강변 삼호철새마을 조성사업의 하나로 태양광 발전설비 구축을 추진해 10억 원의 국비를 확보했다. 사업 대상지 마을은 철새 도래지인 태화강변과 접해 있다.

남구는 그린빌리지와 더불어 철새홍보관, 게스트하우스, 철새거리 등을 조성해 이 일대를 철새를 주제로 한 생태관광지로 조성할 계획이다. 서동욱 남구청장은 "도심의 낡은 주택가가 전국을 대표하는 친환경 마을로 변모하고 철새마을 관광 인프라까지 조성되면 새로운 관광명소로 거듭날 것"이라고 말했다.

방종근 기자 jgbang@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