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산교통공사 주식회사 지위로
- 개별법 적용 주먹구구 진행
- 사전검토 단계 다 빼먹고
- 전문기관 실시협약도 않아
- 쟁점 대응방안 마련도 빠져
- 공사·공단 상당수 위반 가능성
- 市, 검증 시스템 서둘러야
부산시 감사관실이 17일 공개한 '부산교통공사 PSD(승강장 스크린 도어) 특별조사 결과' 보고서는 공기업의 민간투자사업이 얼마나 허술하게 추진됐는지 보여준다. 정부나 지방자치단체의 민간투자사업은 13단계의 검증을 거친다. 그러나 부산교통공사는 상법상 주식회사의 지위를 이용해 5단계만 거쳤다. '사회기반시설에 대한 민간투자법' 대신 개별법을 적용해 사업을 추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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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도시철도 1호선에 설치된 스크린도어. 부산시 감사관실은 최근 부산교통공사에 대한 감사 결과 스크린도어 민간투자사업에서 여러 문제점이 발견됐다고 지적했다. 서순용 선임기자 seosy@kookje.co.kr |
부산발전연구원 공공투자관리센터와 감사관실은 많은 공기업이 부산교통공사처럼 검증을 소홀히 하는 것으로 보고 대책 마련에 나섰다.
감사관실은 부산교통공사의 민간투자 사업이 민간투자법을 위반했다고 지적했다. 민간투자법은 13단계의 검증 과정을 명시하고 있다. 그래도 일부 민투 사업은 잘못된 수요 예측 탓에 비판을 받는다. 예상보다 통행량이 적은 을숙도대교나 부산항대교가 대표적인 사례다.
공공기관이 민투 사업을 하려면 사전 검토 단계에서 ▷예비타당성 조사 ▷한국개발원의 타당성 분석 ▷지방재정 투·융자 심사 ▷의회 동의를 거쳐야 한다.
또 중간 추진 단계에서 ▷사업 기본계획 고시 ▷사업제안서 평가 ▷사업시행자와 협상 ▷전문기관의 실시협약(안) 검토 ▷민투심의위원회 ▷의회 보고(재동의)의 과정을 거친다. 마지막으로 ▷실시협약 체결 ▷실시계획 승인·착공·준공 검토 ▷쟁점 사항에 대한 대응 방안 마련 절차를 거쳐야 한다.
반면 부산교통공사는 2010년 실시협약을 체결하기 전에 사전 검토 4단계를 거치지 않았다. 중간 추진 단계의 핵심인 전문기관의 실시협약(안) 검토와 민투심의위·의회 재동의 절차도 생략됐다.
실시·운영 단계에서는 쟁점 사항 대응 방안 마련이 빠져 사후 부작용이 발생했을 때 제대로 대처하지 못했다.
전문가들은 공사·공단이 민자 유치를 서두르기 위해 절차가 복잡한 민간투자법 적용을 회피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부산시가 추진한 민투 사업은 28개로 전국에서 가장 많다. 그동안 거가대로를 비롯해 적잖은 사업이 세금을 빨아들이는 블랙홀로 악명을 떨쳤다. 민투 사업의 부작용이 커지자 부산시는 2013년 부산발전연구원에 타당성 분석과 실시협약·재무모델 검토 및 자금 재
조달을 담당하는 공공투자관리센터를 설립했다. 서울시에 이어 두 번째였다. 또 민투 사업 전담부서인 민자사업팀도 신설했다.
문제는 시가 지금껏 공사·공단에서 자체적으로 시행한 민투 사업은 손을 놓고 있었다는 것이다.
시 민자사업팀은 감사관실의 감사 결과가 나오고서야 뒤늦게 공사·공단의 민자 사업을 파악하고 있다. 이에 맞춰 공공투자관리센터는 공사·공단 민자사업의 검토 문제를 논의하고 있다. 한 민투 사업 전문가는 "2015년 가스 누출로 문제가 됐던 부산환경공단 바이오가스 사업과 최근 백지화된 동래역 복합환승센터 건립 사업도 민간투자법이 적용되지 않았다"며 "공사·공단도 시 못지않게 많은 민투 사업을 진행하는 만큼 서둘러 검증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공사·공단의 민자 사업을 서둘러 파악해 공공투자관리센터와 함께 관리하는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김희국 기자 kukie@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