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당 독점 '패거리 정치' 폐해
- 토론 없는 안건처리 '거수기'로
- 제대로 된 시정견제·입안 못해
- 보수신당 창당으로 권력 재편
- 본연의 기능 되찾는 계기 돼야
비교적 힘의 균형을 이뤄온 국회와 달리 부산시의회는 지금껏 뿌리가 같은 한 정당(현 새누리당)이 독점했다. 지방 행정의 수장인 부산시장도 마찬가지다. 이 때문에 그간 시의회에 상정된 안건은 이견 없이 통과되기 일쑤였다. 일방통행식 정치의 단면을 보여준다. '대안 정치', 이견이 넘치는 시의회가 필요한 이유다.
■상정=통과, 실종된 이견
그동안 시의회가 처리한 의안만 봐도 문제점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1991년 출범한 1대 시의회는 조례안 동의안 등 599건의 의안을 처리했는데, 이 가운데 98.2%가 가결됐다. 부결된 건 1.8%뿐이다. 지금도 여전하다. 1~6대(1991~2014년)를 통틀어 시의회는 4124건의 의안을 처리했다. 가결률은 무려 97.7%(4030건)에 달한다. 부결 또는 폐기·철회된 의안은 고작 0.8%(32건), 1.4%(56건)다.
이처럼 시의회 내부에서 치열한 토론과 고민의 흔적을 찾기 어렵다. 시정 견제가 제대로 이뤄진다는 보장도 없다.
여야가 경쟁하는 국회는 다르다. 13대(1988~1992년)부터 20대(2016년~현재)까지 국회가 처리한 5만1340건의 의안 중 가결률은 27.9%(1만4346건)에 그친다. 대안 반영 건수는 1만1995건(23.4%)으로 둘을 합쳐도 절반을 조금 넘는다. 대안 반영은 다른 법률안에 내용의 일부 또는 전부를 반영하고 기존 법률안을 폐기하는 것으로, 가결과 비슷하다. 이에 견줘 13~20대 국회의 폐기·철회율과 부결률은 48.5%(2만4911건)와 0.2%(88건)로, 2만4999건의 의안이 상임위나 본회의 과정에서 무산됐다. '상정=통과' 공식이 통하는 시의회와 극명한 대조를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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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일방통행의 역사
기울어진 시의회가 이런 기형적 현상을 불렀다. 3대부터 7대까지 새누리당(한나라당 포함)이 부산 모든 지역구 시의원 자리를 독차지했다. 5대 때는 탈당파 무소속 의원 5명이 지역구에서 뽑혔지만, 당선과 함께 당시 한나라당에 전원 복당했다. 한 개 정당이 시의회 전체 의견을 조정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한 야당 시의원(비례대표)은 "시장과 시의원 절대다수가 같은 당이다. 따라서 시의회의 시정 견제·감시 기능이 매우 부실하다"고 했다. 또 "토론을 통해 대안을 찾는 모습도 없다. 반론을 제기하는 야당은 소수여서 철저한 증거를 찾고 완벽하게 이견을 제시하지 않으면 그냥 통과되는 의안이 허다하다"고 말했다.
■권력구조 재편을 기회로
새누리당 비박(비박근혜)계 국회의원들이 탈당 후 개혁보수신당(가칭)을 창당하면서 시의회의 변화도 불가피해졌다. 가장 큰 변화는 사상 처음으로 구성되는 원내 교섭단체다.
탈당 국회의원 지역구의 시의원 12명 중 9명이 동반 탈당 의사를 밝혔다. 대선 정국으로 들어서면 보수신당 참여 시의원이 더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 이에 따라 시의회는 새누리당 보수신당 더불어민주당의 다당 체제가 된다. 일당 독점 구도가 드디어 무너지는 것이다.
보수신당 합류 시의원들은 조만간 교섭단체로 등록할 계획이다. 교섭단체를 구성하려면 시의원 5명 이상의 요건만 채우면 된다. 현재 시의회에서 새누리당은 원내대표는 두고 있지만, 교섭 대상이 없어 교섭단체로 등록하지 않았다.
시의회는 이런 변화를 '분열'이 아니라 '경쟁'과 '견제'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는 지적이다. 다양한 이견 제시를 토대로 시의회 본연의 기능을 회복해야 한다는 논리다. 신라대 강경태(국제관계학과) 교수는 "단순 거수기가 아닌 부산 발전을 위해 건전하게 비판하고 이견을 내놓는 시의회로 거듭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영록 기자 kiyuro@kookje.co.kr
[시의원 전화번호] 이미지 크게 보기 click
◇ 부산시의회 처리 의안 현황 |
구분 |
전체 |
가결 |
비율 |
대안반영 |
비율 |
부결 |
비율 |
폐기·철회 등 |
비율 |
1대(1991~1995) |
599 |
588 |
98.2% |
0 |
0.0% |
11 |
1.8% |
0 |
0.0% |
2대(1995~1998) |
464 |
438 |
94.4% |
0 |
0.0% |
5 |
1.1% |
21 |
4.5% |
3대(1998~2002) |
714 |
705 |
98.7% |
0 |
0.0% |
3 |
0.4% |
6 |
0.8% |
4대(2002~2006) |
711 |
700 |
98.5% |
0 |
0.0% |
5 |
0.7% |
6 |
0.8% |
5대(2006~2010) |
759 |
740 |
97.5% |
0 |
0.0% |
4 |
0.5% |
15 |
2.0% |
6대(2010~2014) |
877 |
859 |
97.9% |
6 |
0.7% |
4 |
0.5% |
8 |
0.9% |
전체 |
4124 |
4030 |
97.7% |
6 |
0.1% |
32 |
0.8% |
56 |
1.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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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처리 의안 현황 |
구분 |
전체 |
가결 |
비율 |
대안반영 |
비율 |
부결 |
비율 |
폐기·철회 등 |
비율 |
13대(1988~1992) |
1439 |
864 |
60.0% |
219 |
15.2% |
3 |
0.2% |
353 |
24.5% |
14대(1992~1996) |
1439 |
1112 |
77.3% |
73 |
5.1% |
31 |
2.2% |
223 |
15.5% |
15대(1996~2000) |
2570 |
1617 |
62.9% |
304 |
11.8% |
7 |
0.3% |
642 |
25.0% |
16대(2000~2004) |
3196 |
1496 |
46.8% |
634 |
19.8% |
17 |
0.5% |
1049 |
32.8% |
17대(2004~2008) |
8436 |
2549 |
30.2% |
1918 |
22.7% |
14 |
0.2% |
3955 |
46.9% |
18대(2008~2012) |
14795 |
2933 |
19.8% |
3845 |
26.0% |
8 |
0.1% |
8009 |
54.1% |
19대(2012~2016) |
18735 |
3417 |
18.2% |
4681 |
25.0% |
7 |
0.0% |
10630 |
56.7% |
20대(2016~현재) |
730 |
358 |
49.0% |
321 |
44.0% |
1 |
0.1% |
50 |
6.8% |
전체 |
51340 |
14346 |
27.9% |
11995 |
23.4% |
88 |
0.2% |
24911 |
48.5%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