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 동네 지역구 의원 찾아
- 휴대전화에 번호 저장 꾸욱
- 비리·고충 직접 전달해보자
우리 동네 시의원의 휴대전화 번호를 공개합니다. 불법 아니냐고 문제를 제기할 분도 있겠지만, 걱정할 일은 아닙니다. 모르는 분이 대다수겠지만, 시의원의 휴대전화 번호는 부산시의회 인터넷 홈페이지에 친절하게 공개돼 있습니다. 찜찜할 이유가 없다는 얘깁니다.
우리는 지난해 말 국회의 박근혜 대통령 탄핵안 가결과 '최순실 국정 농단 국정조사 청문회'를 겪으며 대의민주주의를 뛰어넘은 직접민주주의의 가능성을 확인했습니다. 매주 광장에 모인 수백만 시민은 스스로 의사결정의 주체가 돼 헌법에 명시된 권력을 직접 행사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또 하나 주목할 만한 '사건'이 터집니다. 국회의원들의 휴대전화 번호가 '영민한' 네티즌에 의해 대거 털립니다. 처음엔 부작용이 컸습니다. 그러나 시간이 흐를수록 상황은 다르게 전개됩니다. 국정조사 청문회 때입니다. 시민은 의원들에게 문자메시지와 카카오톡 등 SNS로 실시간 제보를 했습니다. 휴대전화가 의원과 의견·정보를 교환하고, 시민의 정치 참여 길을 여는 수단이 된 겁니다.
청문회 때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의원이 시민의 실시간 제보 영상을 근거로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의 위증을 잡아낸 건 압권입니다. 일약 '청문회 스타'로 떠오른 새누리당 장제원, 하태경 의원도 마찬가지입니다. 장 의원은 시민의 문자메시지에 일일이 답하면서 '소통 왕'으로 화제가 됐고, 하 의원 역시 이화여대 학생들 제보를 통해 모르쇠로 일관하는 증인들을 압박했습니다. 이런 장면은 국회TV로 생중계됐습니다. 하 의원은 아예 '국민과 함께하는 국정조사'를 슬로건으로 공개 제보를 받기도 했습니다. 시민의 실시간 제보를 토대로 즉석에서 특검 수사를 요청하는 일도 이어졌습니다. 청문회장에서 휴대전화를 확인하며 바쁘게 움직이는 의원들의 모습도 종종 볼 수 있었습니다.
국회의 탄핵안 표결 당일엔 생경한 일이 벌어졌습니다. 새누리당 배덕광 의원은 이날 지역 주민 등 3만5000여 명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내 "위대한 국민의 뜻에 따르겠다"며 탄핵 찬반 의견을 물었습니다. 5000여 건의 답장이 도착했다고 합니다.
국회의원들의 휴대전화 번호가 털리면서 일어난 놀라운 변화들입니다. 더민주 표창원 의원 등 자진해서 휴대전화 번호를 공개하는 의원도 늘었습니다. 우리는 이 지점에서 무능한 대의민주주의의 대안을 발견합니다. 휴대전화로 우리 동네 시의원과 소통하고, 비리와 고충을 제보하는 것에서부터 '대안 정치'를 시작해보자는 겁니다.
그럼 간단한 '사용법'을 알려드립니다. 여러분이 사는 읍·면·동 시의원이 누구인지 확인한 후 휴대전화 번호를 저장합니다. 그다음 카카오톡에 들어가 친구 목록을 '새로 고침' 합니다. 자, 그럼 이제 우리 동네 시의원이 여러분의 카카오톡 친구가 됐습니다.
시의원 한 명이 수많은 주민의 전화를 다 받을 순 없습니다. 그러니 전화보단 문자메시지나 SNS를 활용합시다. 생활 속 다양한 고민을 든든한 '시의원 친구'와 나눌 수 있습니다. 그러나 반드시 욕설과 비난, 장난 전화는 삼가야 합니다. 상습적이거나 정도가 심하면 형사 처분 대상이 된다는 사실을 밝혀둡니다.
올해 시의회 회의 일정도 알려드립니다. '부산시의회 인터넷방송'(broadcast.council.busan.go.kr)을 통해 그때그때 볼 수 있습니다. 관심사나 우리 동네 얘기가 나오면 실시간 제보할 수 있습니다.
2017년은 시민과 시의원이 긴밀히 소통하는 '대안 정치의 해'가 되기를 바랍니다. 소통하면 더 많은 대안을 만들 수도 있을 겁니다. 새로 사귄 시의원 친구에게 새해 인사부터 건네는 건 어떨까요.
권혁범 기자 pearl@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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