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원폭 피해 사례 등 수집 나서
'한국의 히로시마'로 불릴 정도로 원폭 피해자가 많은 경남 합천지역에 국내 첫 원폭 자료관 건립이 추진되고 있지만 정작 자료관을 채울 사료가 부족해 애를 먹고 있다.
한국원폭피해자협회는 원폭 피해자 1세 2400여 명을 대상으로 원폭 피해 당시의 전후 사정은 물론 현재의 건강 상태와 삶을 담은 구술집을 만들기로 했다.
이처럼 협회가 원폭 피해자 1세의 증언 수집에 나선 것은 내년 6월 완공 예정인 원폭 자료관을 채울 자료와 사료가 턱없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도비와 군비 6억 원과 기획재정부 복권기금 5억 원 등 모두 21억 원이 투입되는 원폭 자료관은 부지 1600여 ㎡에 2층 규모로 이달 초 공사에 들어갔다. 이 가운데 자료관은 145㎡ 규모로 2차대전 당시 일본에 투하된 원자폭탄과 관련된 각종 자료와 일본 정부를 상대로 한 원폭 피해자 치료비 청구 소송 관련 자료 등을 전시하기로 했다. 그러나 원폭이 일본에 투하된 탓에 원폭 피해자 치료비 청구 소송 자료를 제외하면 전시할 자료는 거의 전무한 상태다.
원폭피해자협회 심진태 합천지부장은 "국내에서 직접적인 원폭 피해를 당하지 않아 자료 수집에 어려움이 많다"며 "일부 문서와 행정서류가 있지만, 당시 원폭 피해를 본 당사자들의 생생한 증언이 더 효과적이라고 판단해 구술집을 만들고, 핵심 증언은 영상물로도 만드는 등 원폭의 참상을 알릴 자료 확보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합천군도 백방으로 자료 수집에 나서고 있지만 여의치 않다. 군은 지난 10월 한국원폭피해자협회 관계자와 함께 일본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 있는 원폭 전시관을 방문해 자료 제공을 요청했다. 하지만 현재까지 이렇다 할 자료를 건네받지 못하고 있다. 군은 차선책으로 원자폭탄 모형물을 만들고 원폭 투하 직후 나가사키와 히로시마의 전경 사진 확보에 나섰다.
군 관계자는 "자료관 완공까지는 아직 시간이 있는 만큼 원폭 피해자와 가족은 물론 일제강점기 징용자 등을 대상으로 피해 사료를 수집해 내실 있는 자료관이 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일본에서 원폭 피해를 입고 귀국한 3만여 명 가운데 2만3000여 명이 고향인 합천에 터를 잡았으며 현재도 합천에는 전국 원폭 피해자 2400여 명 가운데 420여 명이 살고 있다. 이민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