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단된 아파트 건설·도로 등
- 최근 개발사업 잇따르면서
- 부동산 업소 늘고 땅값도 보합
- 주민간 감정의 골도 급속 봉합
동남권 신공항 백지화로 실의에 빠졌던 경남 밀양시 하남읍 일대가 백지화 발표 후 4개월을 넘기면서 빠르게 활기를 되찾아가고 있다.
| |  |
| 동남권 신공항 후보지로 거론됐던 경남 밀양시 하남읍 하남평야 일대. |
7일 오후 찾은 신공항 예정지였던 1500만 ㎡의 드넓은 하남평야 일대는 예년과 다름없이 농사일로 바쁜 모습이었다. 신공항이 들어서면 마을 전체가 이주해야 했던 하남읍 백산리와 명례리 주민들의 표정에서도 활기가 넘쳤다. 백산리에서 하우스 농사를 짓는 박모(67) 씨는 "(신공항 백지화가) 아쉽기는 하지만 같은 마을 주민끼리 찬성과 반대 측으로 나뉘어 깊게 패었던 감정의 골이 메워져 그나마 다행"이라고 말했다.
한때 공황 상태나 다름없었던 부동산 중개업소도 제자리를 찾았다. 백지화 발표 직후 부동산 중개업소의 집단 폐업까지 우려됐지만 최근 들어 중개업소가 새로 들어설 정도로 활기를 띠고 있다. 최근 개업한 하남읍 H 공인중개사무소 황정한 이사는 "신공항 백지화의 충격이 일부 남아 있긴 하지만 하남읍은 사통팔달의 교통망 등 여전히 부동산 투자 가치가 높은 곳"이라며 "신공항 후보지 당시만큼은 아니더라도 개발 기대에 따른 부동산 거래가 많다"고 전했다. 거래되는 토지 가격도 우려했던 것과 달리 신공항 후보지일 때의 가격을 유지하고 있다. 하남평야 농지의 경우 2011년 3.3㎡당 10만 원 선이던 것이 신공항 백지화 발표 직전인 지난 6월에는 20만 원을 호가했다. 4개월이 지난 현재도 여전히 보합세를 유지하고 있다는 게 지역 부동산업계의 설명이다.
하남읍 중심지에 추진됐던 60여 가구 규모의 아파트 건설이 신공항 백지화로 기초공사만 한 채 중단됐다는 소문도 사실과 달랐다. 이날 아파트 공사현장에서 만난 건설업체 관계자는 "신공항 백지화 때문이 아니라 보증업체의 보증기한 등 절차상의 문제 탓에 잠시 공사가 중단됐을 뿐"이라며 "분양 문의 전화도 많아 절차가 마무리되는 대로 공사 재개에 나설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실의에 빠졌던 하남읍 일대가 빠르게 평정을 되찾게 된 데는 경남도와 밀양시의 적극적인 지원 정책도 한몫했다. 홍준표 경남지사는 신공항 예정지에 묶여 10년 동안 방치됐던 하남읍 수산리~명례리 4.78㎞ 구간(지방도 1022호선)의 도로를 2차로(폭 9.5m)로 확·포장하겠다고 약속한 뒤 다음 날 공사비 60억 원 전액을 밀양시에 교부했다. 하루 만에 지방도 사업비 전액을 내준 것은 이례적이다. 밀양시는 조만간 보상 협의를 마무리 짓고 본격적인 공사에 나선다. 또 하남일반산업단지(100만 ㎡·사업비 1700억 원)도 완공과 함께 공장 가동을 앞두고 있다.
이민용 기자 mylee@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