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해에서 불법으로 조업하던 중국 어선이 지난 7일 해경 단속정을 들이받아 침몰시킨 뒤 달아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 해경은 전국 해경서와 중국 측에 해당 어선을 수배 조치했고 외교부는 9일 주한중국대사관 총영사를 불러 항의했다.

인천해양경비안전서는 지난 7일 오후 3시10분 인천 옹진군 소청도 남서방 76㎞ 해상에서 배타적경제수역(EEZ)을 침범한 채 조업 중이던 100t급 중국 어선 '노OO호'가 해경 고속 단속정(4.5t급) 1척을 들이받고 도주했다고 밝혔다. 해경은 단속 과정에서 촬영한 사진과 영상을 분석해 배 이름을 확인했다. 이 사고로 단속정이 뒤집히면서 타고 있던 김모(50) 경위가 바다에 빠졌으나 인근에 있던 다른 고속단정에 구조됐다. 하마터면 목숨을 잃을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사고 당시 다른 해경 특수기동대원들은 불법 조업 중국 어선 안에서 나포 작전 중이었으며, 이 과정에서 중국 선원들은 조타실 문을 안에서 걸어 잠근 채 저항했다.

외교부 동북아국 심의관은 이날 서울 세종로 외교부 청사로 주한중국대사관 총영사를 불러 유감과 항의의 뜻을 전달하고 재발 방지를 촉구했다고 외교부가 전했다. 해경과 국민안전처가 사건이 발생한 지 31시간 만인 8일 밤 10시20분이 돼서야 언론에 알려 은폐 의혹이 일고 있다. 해양경찰청 해체 이후 해양경비안전본부를 흡수한 국민안전처가 이번 사건 공개를 통제했다는 해경 내부 관계자의 주장도 나왔다. 이승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