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 수용 여부 놓고 찬반 팽팽

부산 유일의 동물원인 '더파크' 매수 청구 요청을 받은 부산시가 매입 여부 결정 기한이 다가오면서 해법 찾기에 분주하다. 시와 녹색도시부산21추진협의회는 6일 오후 3시 부산시의회 대회의실에서 '어린이대공원 삼정더파크 동물원 활성화 방안' 토론회를 열고 각계각층의 의견을 수렴했다.

국제신문 DB

2012년 시와 삼정기업, 시행사였던 (주)더파크가 맺은 '더파크 정상화를 위한 협약'에 따르면 시는 준공 후 3년 내 더파크 측의 매수 요청이 있으면 500억 원 이내에 이를 사들여야 한다. 매수 청구는 시행사인 (주)더파크가 폐업을 하고 자금을 관리하던 KB부동산신탁이 지난해 7월 요청하면서 현실화됐다. 더파크 매입금은 500억 원으로 추산되며, 시가 매수 청구를 받아들이면 내년 1월까지 이를 사들여야 한다.

주제발표를 맡은 부산발전연구원 이동현 도시기반연구실장은 '어린이대공원 동물원 활성화를 위한 과제'에서 ▷삼정기업 운영 ▷매수 기한 3년 연장 ▷부산시 매수의 세 가지 시나리오를 제시했다. 시가 매수하면 500억 원의 매수 비용과 매년 20억 원의 운영비 부담이 문제로 지적됐다. 반면 삼정기업이 계속 운영하면 비싼 입장료와 기업의 요구 사항에 대한 부담을 시가 떠안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매수 기한을 3년 연장할 경우에는 매수자가 없을 가능성이 있다.

토론자들은 매수 여부에 대해 엇갈린 입장을 보이면서도 삼정기업의 운영 방식에 심각한 문제가 있다는 데 인식을 같이했다. 부산시의회 김수용(부산진1) 의원은 삼정기업이 계속 운영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히면서도 "삼정기업은 연간 운영관리비 등 자료 요청에 내부 비밀이라고 답하는 등 폐쇄적 행태를 보인다"고 질타했다. 부산환경운동연합 최수영 사무처장도 "황령상 스키돔과 같은 민간투자사업에 대한 형평성을 위해서라도 시가 매수해서는 안 된다. 삼정기업은 개장 전부터 날림 준공과 무단 벌목 의혹 등 부도덕한 운영으로 비난을 받았고, 현재는 비싼 입장료와 부실한 시설 때문에 시민의 외면을 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시가 매수해야 한다고 주장한 부산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이훈전 사무처장은 "삼정기업에 대한 불신이 깊어지는 상황에서 이제는 우리 미래세대를 위한 선택을 해야 한다. 매수금 500억 원은 말도 안 되고, 시가 적정한 부담금을 협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부산 부산진구 초읍동 8만5334㎡에 조성된 더파크는 2014년 개장 이후 매년 입장객이 하루 1795명, 883명, 862명으로 줄어들어 운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시는 다음 달 말까지 더파크 매수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최승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