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차바'가 내습한 지난 5일 인명구조에 나섰다가 실종된 울산 온산소방서 강기봉(29) 소방사가 하루 만에 숨진 채 발견됐다.

울산시소방본부 수색팀은 6일 오전 11시13분 울산시 울주군 온양읍 덕망교 근처에서 강 소방사의 시신을 수습했다. 전날 실종된 지점에서 하류 쪽으로 3㎞가량 떨어진 강 기슭에 강 소방사가 누워있는 듯한 모습으로 발견됐다고 소방본부는 전했다. 주황색 상의에 검은색 하의 등 구조복과 소방대원용 기동화를 착용한 상태였다. 실종 당시 쓰고 있던 헬멧은 벗겨지고 없었다.

강 소방사는 전날 "고립된 차 안에 사람 2명이 있는 것 같다"는 신고를 받고 회야강변 울주군 회야댐 수질개선사업소 앞으로 2명의 대원과 함께 출동했다가 낮 12시6분 불어난 강물에 휩쓸려 실종됐다. 신고 차량을 확인하는 사이 불과 2~3분 만에 불어난 강물이 대원들을 덮쳤다.

전날 실종 소식을 듣고 제주에서 황급히 울산으로 온 강 소방사의 아버지와 친구들은 비보를 접하고 오열했다.

소방 동료들은 "강 소방사는 매사에 의욕적이고 붙임성도 좋은 성격이었다. 오늘 그가 우리 곁에 없다는 사실이 믿어지질 않는다"며 비통해했다.

제주 출신인 강 소방사는 지난 4월 임용됐다. 그는 31년간 소방관으로 지내다 2014년 6월 정년 퇴직한 아버지를 따라 소방관이 됐다. 김성룡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