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전마저도 정략적 이용" 빈축
지난 12일 경북 경주에서 발생한 규모 5.8의 강진으로 원자력발전소 안전성에 대한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경남도의회가 소속 도의원의 원전 안전대책 수립을 정부에 촉구하는 결의안 채택마저 반대해 빈축을 사고 있다.
경남도의회 전현숙(국민의당·비례대표) 의원은 의원 28명의 서명을 받아 '활성단층 지대 원전사고 예방 및 안전대책 수립 촉구 결의안' 채택을 추진했으나, 소관 상임위원회인 건설소방위에서 심사 보류돼 본회의 상정이 무산됐다고 29일 밝혔다.
결의안의 골자는 ▷활성단층과 지진 위험성에 대한 전면 조사 ▷원전 가동 중단을 통한 안전점검 실시 ▷가동 30년을 넘긴 월성1호기 폐쇄와 신고리5·6호기 건설계획 변경 등이다. 전 의원은 애초 신고리5·6호기 건설 중단을 결의안에 담을 예정이었으나 발의 과정에서 '건설계획 변경'으로 바꿨다.
이 결의안은 도의원 54명의 반수를 넘는 28명이 서명에 참여해 본회의를 무난히 통과할 것으로 예상됐다. 지난 12일 지진 관측 이래 최대 규모의 강진이 발생한 이후 400차례가 넘는 여진이 계속되는 등 활성단층대인 양산단층 위에 자리 잡은 원전의 안전성에 대한 국민적 불안감이 고조되고 있는 점도 결의안 통과 가능성을 높였다.
하지만 상임위 심사 과정에서 의회 절대 다수당인 새누리당 의원들이 결의안 채택에 반대했다. 이들은 원전 가동을 중단하고 안전점검할 경우 전력 수급에 차질이 생긴다며 문제를 제기했다. 일부 새누리당 의원은 월성1호기 폐쇄는 중앙당의 원전 정책과 배치되고 결의안 채택이 오히려 원전에 대한 불안감을 증폭시킨다는 점을 내세웠다.
전 의원은 "원전과 인접한 양산과 김해 등 도민들이 원전의 안전성에 의문을 갖고 있는데도 안전 대책 수립을 촉구하는 원론적 수준의 결의안마저 채택할 수 없다니 참담하다"고 말했다.
경남시민단체연대회의 차윤재 대표는 "정파적 이해관계를 초월해야 할 원전 안전대책 수립 촉구 결의안마저 새누리당 의원들이 제동을 걸고 나선 것은 스스로 도의회의 존재 이유를 부정하는 꼴"이라고 지적했다.
배재한 기자 myway@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