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임금피크제 뇌관은 내년 유보
- 오늘 전체 조합원 찬반투표 실시
현대자동차 노사가 올해 임금협상에 잠정 합의했다. 노사 간 최대 쟁점이었던 임금 피크제는 현행대로 유지하기로 해 내년으로 미룬 셈이 됐다.
노사는 지난 24일 울산공장 본관 아반떼룸에서 열린 20차 임협에서 임금 인상을 포함한 잠정합의안을 마련했다. 임금 5만8000원 인상과 성과급 및 격려금 350%+330만 원, 전통시장 상품권 20만 원, 주식 10주(25일 현재 주당 13만5500원)를 각각 지급하기로 합의했다. 성과급과 격려금만 해도 평균 1000만 원 이상 된다.
이는 최근 3년간 임금 인상 규모와 비교할 때 가장 낮은 수치다. 현대차 노사는 지난해 임금 8만5000원 인상과 성과 격려금 400%+420만 원(전통시장 상품권 포함), 주식 20주 지급에 합의했다. 2014년에는 임금 9만8000원 인상과 성과 격려금 450%+890만 원 등이었다.
하지만 현대차 직원들의 평균 연봉은 이미 2014년 기준(9700만 원) 만으로도 독일 폭스바겐(9062만 원)이나 일본 도요타(8351만 원)를 앞질렀다.
최대 쟁점이었던 임금 피크제 확대안은 협상 교착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 결국 합의 없이 넘어갔다. 따라서 만 59세 임금 동결, 만 60세에 10%를 삭감하는 현행 임금피크제가 그대로 유지된다.
노사는 또 미래 임금 경쟁력을 확보하고 통상임금 문제를 합리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임금체계 및 통상임금 개선위원회를 통해 임금체계 개선에 대한 구체적 시행방안을 논의하고 내년부터 적용하기로 했다.
노조가 요구한 승진 거부권, 일부 직군 자동 승진제, 해고자 2명 복직 등 인사·경영권과 관련된 요구안에 대해서는 회사의 '수용 불가' 원칙이 지켜졌다.
회사 관계자는 "해외 신흥국 시장 경기침체와 환율 불안, 내수시장 점유율 하락 등 어려워진 경영여건을 고려한 결과다. 특히 2013년부터 영업이익이 하락해 올해 임금인상 규모를 억제할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합의 결과에 지역 노동계 관계자는 "회사는 명분, 노조는 실리를 취한 합의로 요약된다. 또 임금 인상 폭이 예년보다 낮은 것도 눈길을 끈다. 이는 수입차와 다른 국내 업체 약진 등으로 입지가 좁아진 것을 노조가 수용한 결과로 해석된다"며 "하지만 임금 피크제 논의 연기는 내년으로 폭탄 돌리기를 한 셈"이라고 평가했다.
노조는 잠정합의안을 놓고 26일 전체 조합원 찬반투표를 갖기로 했다.
한편 현대차는 모두 14차례에 걸친 노조의 파업으로 6만5500여 대, 1조4700억 원의 생산 차질을 입었다. 방종근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