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5세 이상 비율 대도시 중 최고
- 발병률 높은 저소득·홀몸노인
- 연락두절 등 치료 중단 많아
- 보건소 "환자 모니터링 어려워"

- 정부 전담병원·요원 늘리고
- 취약계층 우선 검진 필요성

결핵은 부적절한 치료와 관리 소홀로 전염된다. 부산시의 결핵 치료 성공률은 93.8%로 다른 도시와 비슷한 수준을 보이고 있지만, 치료 중단율은 높다. 전문가들은 치료를 중단하거나 실패가 많아질수록 재발과 광범위한 감염 전파에 따른 결핵 발생률이 증가할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이 때문에 치료를 거부하거나 중단하는 '비순응자'에 관한 체계적인 관리가 필요하다.
■PPM·전담관리요원 늘려야

2013년부터 2015년 6월까지 결핵 전담관리요원(간호사)이 배치된 부산지역 10개 민간공공협력사업(Private Public Mix·PPM) 의료기관에서 신고된 치료 비순응자는 모두 69명이다.

비순응 사유로는 일방적인 연락 두절이 49.3%로 가장 많았다. 하지만 보건소 전담관리요원의 상담과 가정방문 등으로 73%의 비순응자가 다시 치료에 복귀했다. 전담관리요원의 중요성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부산지역 전담관리요원이 없는 의료기관(non-PPM)에서 치료받는 결핵 환자의 수와 관리 수준을 고려하면 비순응자의 수와 치료 중단율은 매우 높을 것으로 추산된다. 시가 정부에 PPM 의료기관 지정요건 완화와 전담관리요원 증원 지원을 요청한 것은 이런 이유에서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전담관리요원이 상주하는 보건소와 PPM 의료기관의 치료 중단·실패율은 각각 4.96%와 5.70%였지만, non-PPM 의료기관의 치료 중단·실패율은 8.06%로 치솟았다.

시 박주언 신종감염병대응TF팀장은 "결핵은 후진국형 질병이라는 인식 때문에 치료 사실을 감추는 경우가 많다. 특히 부산은 가족 등 연락망이 단절된 저소득층 홀몸노인의 결핵 발병률이 높아 지속적인 치료가 어려운 실정"이라며 "전담관리요원을 통한 설득과 관리 외에 사실상 치료 복귀를 강제할 수 있는 수단이 없다"고 강조했다.

결핵은 법정전염병이어서 결핵 발병 시 결핵예방법에 따라 2주간 강제입원을 시킬 수 있다. 치료를 거부하는 비순응자에 대해서도 이 같은 규정을 적용할 수 있지만, 인력 부족과 인권 문제 때문에 현실적으로 강제입원은 쉽지 않다. 이 때문에 일부 보건소는 지속적인 치료를 위해 영상통화로 약을 먹고 있는지 확인하는 등 환자 관리를 위한 다양한 방법을 동원하고 있다. 하지만 절대적인 인력 부족으로 어려움을 하소연하는 경우가 많다.
■취약 노인계층 집중 관리해야

부산이 전국 8대 도시 가운데 인구 10만 명당 결핵 환자와 신규환자가 가장 많은 이유는 노령인구가 많은 인구적 특성과 관련 있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한다.

부산의 65세 이상 노인 인구 비율은 지난해 14.7%로 전국 8대 도시 중 가장 높다. 결핵이 급증하는 70세 이상 노인 비율도 9.5%로 역시 가장 높은 수준이다. 특히 국민건강영양조사에서 '식생활 환경이 좋지 않다'고 답한 고령 인구 비율이 높게 나와 결핵 발병에 취약한 고령 인구가 부산에 더 많음을 간접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연령별로 보면 부산 결핵환자 중 인구 10만 명당 비율은 ▷65~69세 132.3명 ▷69~74세 170명 ▷75~79세 253.7명 ▷80세 이상 358.6명이다. 부산의 10만 명당 전체 결핵환자 비율 87.6명과 비교하면 최대 4배 이상 많다.

전문가들은 결핵 발병이 높은 노인 인구에 대한 체계적인 검진 강화가 필요하다고 주문하고 있다. 65세 이상 모든 노인을 대상으로 검진을 시행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무리가 있는 만큼 70세 이상 노인, 저소득층 홀몸노인 등 결핵 취약계층을 우선 검진해 추가적인 결핵 전파를 차단해야 한다는 얘기다.

노인 인구 외에도 지역 25~29세의 인구 10만 명당 결핵환자 비율도 84.1명으로, 젊은 세대 중에서 유독 높다. 하지만 이에 대한 정확한 원인은 규명되지 않았다. 박 팀장은 "취업 스트레스나 다이어트로 인한 영양 결핍이 원인이 아닌가 생각하고 있지만, 명확하지는 않다"고 설명했다. 윤정길 기자 yjkes@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