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뇌부 뺀 '17명 처벌' 논란에
- "징계 수위 시민감찰委서 결정"
- 자문기구라 권고 수준 한계
- 경찰청장이 징계위 회부하고
- 징계위원장도 내부인사로 구성
- 공정한 잣대 이뤄질지 의문 커
경찰청 특별조사단(특조단)이 지난 12일 부산 학교전담경찰관 성 비위 사건 수사 결과(본지 13일 자 1·3면 보도)를 발표한 가운데 징계 대상에 오른 이들이 어떤 처분을 받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하지만 경찰청이 '셀프 감찰'에 이어 '셀프 징계' 형태의 솜방망이 처벌을 내리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특조단은 이 사건과 관련해 비위 사실이 밝혀진 17명에 대해 각자 책임에 따라 상응하는 조치를 취하도록 경찰청에 의뢰했다. 징계 대상에 오른 이는 ▷경찰청(본청) 2명(감찰담당관, 감찰기획계장) ▷부산청 6명(부산청장, 2부장, 여성청소년과장, 청문감사관, 감찰계장, 아동청소년계장) ▷연제경찰서 4명(전 서장, 청문감사관, 여성청소년과장, 경무과장) ▷사하경찰서 3명(전 서장, 여성청소년과장, 청문감사관) ▷학교전담경찰관 2명(김모·정모 경장) 등이다.
부산청 감찰계장과 아동청소년계장은 학교전담경찰관 성 비위 사건을 알고도 상부에 보고하지 않고 누락한 데 대한 책임을 묻고, 부산경찰청장을 포함한 총경 이상은 직원 관리 소홀 등에 관한 책임을 묻는다. 학교전담경찰관 2명은 성 비위 사건 수사와 별개로 경찰의 품위 손상 등의 이유로 징계 대상에 올랐다. 이들 두 명은 의원면직이 취소돼 공무원 신분을 회복하고 대기 발령 상태다.
특조단은 이번 사건 조사 과정에 의문을 제기하는 시선이 많은 것을 의식해 경찰청 징계위원회를 열기 전에 시민감찰위원회에서 17명에 대한 징계 수위를 결정하기로 했다. 시민감찰위원회는 경찰 고위 간부가 사회적 물의를 일으키거나 경찰 조직에서 사회적 이슈를 일으킨 사건이 발생할 경우 경찰이 시민의 의견에 따라 징계 수위를 결정하기 위한 자문기구다. 법조계, 시민단체, 대학교수 등 사회적 지위가 있는 이들로 구성된다. 시민감찰위원회가 징계 수위를 결정해 인사권자에게 건의하면, 이를 받아들여 다시 징계위원회를 구성하고 최종 투표를 통해 징계 수위를 결정한다. 징계위원회는 경찰 내부 인사 4명과 외부 인사 3명으로 구성된다.
경찰청이 이번 사건과 관련해 시민감찰위원회를 거치겠다는 입장이지만 여전히 17명에 대한 징계가 공정한 잣대에서 이뤄질지 의문을 제기하는 시선이 많다. 시민감찰위원회 역시 경찰 자문기구인 데다 이들이 징계 수위를 권고하더라도 최종 결정을 내리는 이는 경찰 내부 인사이기 때문이다. 시민감찰위원회가 징계 수위를 권고하면 인사권자, 즉 경찰청장이 결정한 뒤 이를 다시 징계위원회에 회부하는데, 징계위원장은 경찰 내부 인사가 맡는다. 특조단이 12일간 이 사건을 조사하고도 경찰 수뇌부에는 책임을 묻지 않아 '셀프 감찰'의 한계를 드러낸 터라 경찰청 자체 징계에 신뢰가 떨어지는 상황이다. 부산민중연대 전위봉 사무처장은 "특조단의 조사 결과에 실망한 시민이 많아 경찰이 스스로 징계 수위를 결정하는 데 대한 우려가 크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특조단 관계자는 "시민감찰위원회를 통해 시민의 의견을 적극 수렴할 것"이라고 말했고, 부산청 관계자는 "시민감찰위원회의 권고를 대부분 받아들이는 편"이라고 대답했다.
김현주 기자 kimhju@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