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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지역 시민단체 회원들이 12일 부산 연제구 부산경찰청 앞에서 학교전담경찰관의 성비위 사건을 은폐했다며 부산경찰청장을 규탄하고 있다. 백한기 선임기자 |
■경찰 지위 이용한 성관계
특조단은 이번 사건 당사자인 학교전담경찰관 2명에게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를 적용했다. 사하서 김모(34) 경장은 지난 4월 학교 폭력 피해자인 A(17) 양을 만나 지난 5월 자신의 차에서 신체 접촉을 시도했고, 지난달에는 자신의 차에서 성관계를 맺었다. 또 김 경장은 이런 사실이 경찰서에 알려지자 A 양의 가족에게 위로금 1000만 원을 건넸다. 특조단은 김 경장이 정신 상태가 불안한 A 양에게 학교전담경찰관이란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성관계를 유도한 만큼 '위력에 의한 간음'이 인정되고, 강제 추행과 성희롱 등 성적 학대(아동복지법 위반)에도 해당한다고 봤다. 또 김 경장이 휴대전화 번호를 바꾸는 등 도주의 우려가 있다고 판단해 사전 구속영장을 신청했지만 검찰은 A 양의 진술에 신빙성이 떨어진다며 보강 수사를 지휘했다.
연제서 정모(31) 경장은 지난해 6월 학교 폭력 업무로 B(17) 양을 만나 호감을 보이며 1년간 SNS와 문자메시지 2만여 건을 보냈고, 지난 3월부터 B 양과 몇 차례 성관계를 맺었다. 특조단은 정 경장이 B 양과의 성관계에서 강압성이나 대가성은 확인하지 못했지만 학교전담경찰관이란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먼저 호감을 표시하고 옷을 사주는 등의 행위가 '위계에 의한 간음'에 해당한다고 봤다. 하지만 B 양이 진술을 거부해 불구속입건 처리하고, B 양의 진술과 증거 확보에 주력할 방침이다. 다만 특조단은 두 사건 모두 성관계에서 강제성이 인정되지 않고 폭행 등의 행위가 없어 더 강력한 처벌을 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경찰, 조직적 은폐 시도
경찰이 조직적으로 이 사건을 은폐한 정황도 드러났다. 연제경찰서는 5월 9일 정 경장의 성비위 사실을 알게 되자 연제서장과 여성청소년과장, 경무과장, 청문감사관이 모여 대책을 논의한 끝에 정 경장의 사표를 받고 의원면직 처리하는 것으로 일을 덮으려 했다. 부산청에도 보고하지 않았으며, 지난달 24일 SNS를 통해 사건이 알려지자 성비위 사실을 몰랐다고 허위 보고까지 했다. 사하서 역시 지난달 9일 김 경장의 성비위 사실이 알려지자 사하서장, 여성청소년과장, 청문감사관이 논의해 김 경장의 사표를 받는 선에서 사건을 무마하려 했다.
부산청 감찰계장과 아동청소년계장 역시 사건을 알았지만 상부에 보고하지 않았다. 아동청소년계장은 5월 26일 연제서 사건을, 지난달 10일 사하서 사건을 인지했지만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감찰계장 역시 5월 25일 연제서 정 경장 사표 수리 이후 사건을 알고도 의원면직 이후라 감찰 대상이 아니라며 상부에 보고하지 않았다.
사하서 김 경장 사건의 경우 사표 수리가 끝나지 않은 지난달 13일 사건을 알았지만 연제서와의 형평성에 어긋난다며 보고하지 않았다.
감찰계장은 또 지난달 1일 본청 감찰 부서로부터 연제서 사건을 확인해 달라는 요청을 받고 의원면직 처리 과정에서 성비위 사건을 알지 못했다고 허위 보고했다. 경찰청 감찰담당관과 감찰기획계장은 부산청 보고만 믿고 안일하게 판단해 사실을 지휘부에 보고하지 않았다.
특조단 관계자는 "이들 모두 사실이 알려지면 조직이 시끄러워지고 각종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고 우려해 사건을 덮었던 것으로 보이며, 연제서 사건을 감춰서 사하서 사건을 더 드러낼 수 없었던 것 같다"고 지적했다.
■수뇌부는 면죄부
특조단은 이상식 부산청장이 지난달 24일 SNS를 통해 사건이 알려진 이후 학교전담경찰관의 성비위 사건을 보고받았고, 같은 날 강신명 경찰청장에게 보고한 것으로 파악했다. 하지만 부산에서 벌어진 일을 본청에서 알 정도로 경찰 조직 내에 소문이 파다하게 퍼졌던 점을 고려하면 경찰 지휘부가 이 사건을 몰랐다는 것을 믿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철저히 조사하겠다는 엄포와 달리 특조단이 경찰청장과 부산청장을 조사할 때 간단한 휴대전화 내역도 확인하지 않은 채 입장을 듣고 마는 대면 조사만 진행해 수뇌부 조사가 부실했다는 시각도 있다. 부산참여자치시민연대 양미숙 사무처장은 "특조단 역시 같은 경찰이어서 철저한 조사 대신에 '제 식구 감싸기' 수사를 했을 수 있다"면서 "이번 사건과 관련해 행정감사를 13일 경찰청에 청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조종완 특조단장은 "부산청장을 수행하는 관련 부서 직원의 컴퓨터와 휴대전화까지 조사했으나 보고를 받았다는 정황을 발견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김현주 기자 kimhju@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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