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양 세이셸군도 인근 해상에서 발생한 원양어선 광현803호 선상살인 사건의 경위가 사건 발생 14일 만에 드러났다.
부산해양경비안전서는 지난달 19일 발생한 선상살인사건의 피의자 베트남 선원 2명이 술자리에서 벌인 다툼에 앙심을 품고 선장과 기관장을 살해했다고 3일 밝혔다. 해경 조사 결과 지난 19일 오후 5시(현지 시간) 광현호 선장 양모(43) 씨는 선원들을 격려하기 위해 회식자리를 마련했다. 회식 중 양 선장과 베트남 선원 V(32) 씨가 말다툼했고, 이 과정에서 V 씨가 양 선장의 뺨을 두 차례 때렸다.
양 선장은 회식을 끝내고 베트남 선원 7명을 조타실로 불러 모았다. 피의자인 V 씨와 B(32) 씨는 평소 항구에 정박한 뒤 하선 허가를 받지 않고 멋대로 육지로 내리는 등 말썽을 피웠던 것으로 알려졌다. V 씨 등은 조타실에 오르기 전 선내 식당에서 쓰던 흉기를 가져와 다른 베트남 선원에게 나눠 주었으나, 건네받은 베트남 선원은 이를 바다로 던져 버렸다고 진술했다.
흉기를 모두 잃은 V 씨는 맨몸으로 선장에게 달려들었다. 이때 B 씨가 선내 식당으로 뛰어 내려간 뒤 나머지 흉기 하나를 가지고 올라와 선장을 찌른 것으로 조사됐다. 선장의 목을 감싸고 있던 V 씨는 이때 오른손에 상처를 입었다고 해경은 설명했다. 이어 V 씨 등은 선실에서 자던 기관장 강모(42) 씨에게도 흉기를 휘둘렀다. 이들은 선장과 기관장에게 각각 15곳, 8곳의 깊은 상처를 입혔고, 기관장이 도주할 것을 우려해 발목에 중상을 입히는 용의주도함도 보였다. 선장이 살아 있을 것을 우려해 다시 조타실로 향했던 피의자들은 피살 소식을 듣고 달려온 항해사 이모(50) 씨에게 제압당하면서 사건은 일단락됐다.
직접 흉기를 휘두르지 않은 것으로 알려진 V 씨는 줄곧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해경은 혐의를 인정한 B 씨와 이에 가담한 V 씨 모두 살인혐의 입증에 무리가 없다고 밝혔다. 김봉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