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산 50명 중 4명만 청소년 전문

- 학부모연대 "교육청 대책내야"

- 부산청 "성비·연륜 따져 배치"

- 교육부, 학내 상담 원칙 검토

학교전담경찰관이 자신의 보호 아래 있던 여고생과 성관계를 맺은 사실이 알려지면서 학부모들 사이에서 이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부산학부모연대는 경찰과 교육 당국에 학교전담경찰관 제도의 개선을 촉구한다고 28일 밝혔다. 이들은 이 제도가 실효성을 거두려면 남학교는 남성 경찰관이, 여학교는 여성 경찰관이 담당하도록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부산학부모연대 이정은 대표는 "여고생 정도면 신체적으로는 성숙한데 30대 초반의 남성과 단둘이 자주 접촉하면 예기치 않은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며 "각 학교에 전문 인력인 상담교사를 배치하는 것이 바람직하지만 오히려 매년 인력이 줄어 교육청 차원에서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청소년정책연대 역시 이날 성명을 내고 "경찰서장 몇 명을 바꾸고 끝내서는 안 된다"며 "청소년을 보호하려고 경찰이 도입한 제도이지만 주먹구구식으로 운영되는 만큼 전문적 상담·보호 체계와 매뉴얼을 구축할 전문 인력 확보가 선행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처럼 학부모들이 학교전담경찰관제의 개선을 요구하는 것은 실효성과 전문성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학교전담경찰관이 학교 폭력 수사보다 일회성 캠페인이나 상담하는 데 그치고 있다. 부산지역 학교전담경찰관(50명) 중 상담 자격증 등을 소지한 청소년 전문상담 인력은 4명으로 전체의 8%에 불과하다.

부산경찰청과 부산시교육청은 대책 마련에 나섰다. 이상식 부산경찰청장은 이날 "다음 달 인사 때 여성 학교전담경찰관을 여학교에, 남성 경찰관을 남학교에 배치하기로 했고, 젊은 인력 대신 연륜 있는 경찰을 선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교육부는 이번 사건을 계기로 학교전담경찰관이 상담할 때 가급적 '학교 내 상담'을 원칙으로 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학교전담경찰관 매뉴얼에는 상담 장소에 대해 '학생이 상담을 요청할 때는 상담실 등 별도 장소를 택하도록' 돼 있어 상담 장소가 명확하게 규정돼 있지 않다. 이 때문에 학교 주변 문구점에 마련된 배움터지킴이나 경찰관 차 안에서 상담하는 일도 있다. 시교육청은 경찰과 긴밀한 협조 체제를 구축하고 세부 매뉴얼을 마련하며 운영 실태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할 방침을 세웠다. 

 정홍주 권용휘 기자 real@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