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가 동남권 신공항 건설 대안으로 나온 김해공항 확장안을 사실상 수용했다. 경남 김해시는 김해공항 확장에 대비해 신공항 전담팀을 신설하는 등 대책 마련에 착수했다.
부산시는 23일 김해공항 확장안에 관해 면밀히 검토한 다음 공식 입장을 표명할 계획이라고 밝혔지만, 내부적으로는 확장안 외에 현실적인 대안이 없다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서병수 부산시장은 다음 주 대시민 담화문을 직접 발표하고 김해공항 확장안에 관한 입장을 밝힐 예정이다.
서 시장은 이날 "확장을 통해 김해공항이 국제적인 관문공항으로 거듭날 수 있는지, A380기 같은 대형 항공기의 이착륙이 가능한지 검토하고 있다"며 "김해공항을 동남권 허브공항으로 육성하기 위한 확장에 시의 역량을 집중시켜야 한다는 이야기는 시 내부뿐 아니라 외부에서도 자주 듣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시는 V자 형태의 활주로 신설로 김해공항의 최대 취약점으로 지적됐던 현 활주로 북측의 신어산·돗대산의 안전성 문제가 거의 해소됐다는 점에서 확장안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이에 따라 확장안을 수용하되 김해공항이 동남권 허브공항의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약점으로 꼽히는 소음문제를 건설 단계부터 최소화하는 방안을 찾는 데 역량을 모아야 한다는 의견이 많다.
김해시는 이날 오전 기자회견을 열고 올해 하반기에 항공 전문기관에 김해공항 확장과 관련된 용역을 의뢰해 시민의 항공소음 피해 분석과 함께 피해 최소화 방안 및 보상 대책을 마련하기로 했다. 특히 김해공항 확장이 동남권 상생발전을 견인할 수 있도록 시는 김해공항을 활용한 국책사업 유치와 지역 개발사업 발굴, 부산김해경전철 수요 창출 및 교통 인프라 구축, 관광객 방문 활성화에 적극 대응할 계획이다.
김해공항이 확장되면 항공기 이착륙 횟수가 현재의 배가 넘는 연간 29만900회에 달해 소음피해 지역이 확대될 것으로 우려된다. 김해시에는 법정소음 영향권(75~90웨클) 내 불암동 85가구 277명이 살고 있고, 삼정·부원·봉황동 일대 1352가구 2704명이 항공기 소음피해에 간접적으로 노출돼 있다. 새 활주로가 건설되면 남해고속도로 서김해IC 주변 칠산서부동 일대까지 소음권역에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이러면 시는 소음 피해 주민이 현재 3000명에서 최대 1만 명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홍준표 경남지사는 이날 밀양시를 방문한 자리에서 "신공항 건설 대신 확장하기로 한 김해공항의 새 활주로 길이를 3.2㎞로 추진하겠다는 정부 발표는 이해하기 어렵다. 적어도 3.8㎞ 이상이어야 A380 등 대형 여객기와 대형 화물 수송기의 이착륙이 가능한 대한민국 제2 관문공항이 된다"고 주장했다. 홍 지사는 김해공항의 접근성을 획기적으로 개선하기 위해 ▷대구~밀양~김해 고속철도 신설 ▷밀양~김해 화물자동차 전용도로 및 공항고속도로의 신설 필요성을 제기했다.
배재한 박동필 윤정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