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회복지분야' 등 문구 삭제
- 市, 복지부·인사혁신처에 제출
- 정부 "치명적 사고 없어" 난색
- 규제 심사 등 절차 첩첩산중
- 지역복지계, 의원 입법 등 모색
부산시가 퇴직 공무원의 사회복지시설 진입을 사실상 원천 봉쇄한 배경을 살펴보면 언론 보도와 함께 현장의 목소리가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최근 열린 '부산시 사회복지시설 운영의 바람직한 민관협력방안 제고를 위한 정책 세미나'(본지 지난달 18일 자 4면 보도)에서 복지 마피아에 대한 비난이 학계와 복지 현장에서 쏟아지자 시가 법 개정 등 적극적인 행동에 나선 것이다. '달콤한 유혹 관피아'라는 부제가 붙은 이 세미나에는 230여 명의 전문가와 복지사들이 참여했으며, 그동안 제대로 목소리를 내지 못했던 현장 복지사들이 예민한 문제에 대해 거침없이 의견을 쏟아냈다.
시가 토론회에서 제기된 요구사항을 모두 받아들이자 복지계 일부는 '혁명적'이라는 표현까지 썼다. 그동안 수없이 '관피아 논란'이 제기됐지만, 관이 이번처럼 대응한 경우는 없었다. 복지계는 시와 함께 법 개정이 성사되도록 힘을 뭉친다는 각오를 다지며 필요하면 다른 단체나 정치권까지 끌어들여 '부산발 복지 혁명'을 이루겠다는 계획이다.
■복지 마피아 양산 핵심 법 개정
시가 개정을 건의한 법 중 가장 중요한 것은 복지시설장 자격을 명시한 사회복지사업법 제35조 제2항 제3호다. 여기에 '사회복지 분야 6급 이상 공무원으로 재직하다 퇴직한 지 2년이 경과하지 않은 사람 중에서 퇴직 전 3년 동안 소속했던 기초지자체가 관할하는 시설의 장이 될 수 없다'고 적혀 있다. 풀이하면 기초지자체 퇴직 공무원은 출신 지자체를 제외한 다른 지자체 복지시설장을 맡을 수 있고 광역지자체 출신은 시설장 취업에 아무런 제약을 받지 않는다는 뜻이다. 또 사회복지 분야 출신만 해당돼 행정직 등 다른 직렬에는 면죄부를 줬다. 이에 시는 '사회복지 분야'라는 문구와 '퇴직 전 3년 동안 소속했던 기초지자체가 관할하는'이라는 문구를 삭제해 달라고 보건복지부에 건의했다. 6급 이상 공무원은 퇴직 2년 이내에 복지시설장으로 취임하지 못하도록 막았다.
■만만찮은 법 개정, 차선책도 준비
시는 지난달 24일 사회복지사업법과 공직자윤리법 개정을 보건복지부와 인사혁신처에 건의했다. 실제 법 개정이 성사되려면 여러 난제를 해결해야 한다. 우선 복지부가 복지 마피아를 부산만의 문제로 치부해 전국 현황 조사에 나서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
시 관계자는 "언론이 보도한 복지 마피아에 대해 복지부도 모니터링을 했을 텐데 아직 별다른 언급이 없어 심각성을 인식하지 못하는 것 같다"며 "개정안이 우선순위에 밀려 상당 기간 방치될 우려도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복지부 관계자는 "도가니법(성폭력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개정안)의 경우 심각한 사회문제가 발생해 법률안이 긴급 처리됐다"며 "복지 마피아의 경우 퇴직 공무원이 시설장으로 가서 치명적인 사고가 발생하지 않는 한 단독으로 처리하기 어렵다"고 난색을 보였다. 이어 "복지부 자체 검토와 국무조정실 법제처 의견 수렴, 국무회의까지 거치면 짧아도 7개월, 길면 1년 이상 걸린다"며 "또 규제 완화 추세와 반대로 퇴직 공무원에 대한 규제가 강화되는 측면이 있어 규제 심사까지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복지계는 일단 시의 방침에 최대한 지원할 계획이다. 하지만 시의 의지와 달리 뚜렷한 진전을 보지 못하면 차선책도 준비하고 있다. 우선 전국적인 여론몰이다. 부산시사회복지사협회는 전국 차원의 연대 서명을 통해 정부를 압박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협회 관계자는 "지금까지 부산에서 주로 논의됐는데 다른 지역에서도 관심이 높아 중요한 이슈로 부각될 것이다"고 말했다.
또 하나는 국회의원을 통한 의원 입법이다. 복지계는 그동안 4·13 총선을 치르면서 정치권이 어수선한 상황이라 큰 도움을 받지 못했지만, 20대 국회가 개원했기 때문에 앞으로 상황은 다를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지역 의원이 해당 상임위에 배정받는다면 더욱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국회의원이 법률 개정을 주도할 경우 해당 상임위와 법안소위 본회의를 거치면 정부 부처의 검토 없이도 법 개정이 가능하다.
유정환 기자 defiant@kookje.co.kr
◇ 복지 마피아 척결 위한 부산시 조치 |
▶ 법령 개정 건의(보건복지부 인사혁신처) |
현행 |
개정(안) |
비고 |
사회복지사업법 제35조 제2항 제3호-복지시설의 장이 될 수 없는 사람 |
사회복지분야의 6급 이상 공무원으로 재직하다 퇴직한 지 2년이 경과하지 아니한 사람 중에서 퇴직 전 3년 동안 소속하였던 기초자치단체가 관할하는 시설의 장이 되고자 하는 사람 |
6급 이상 공무원으로 재직하다 퇴직한 지 2년이 경과하지 아니한 사람 중에서 시설의 장이 되고자 하는 사람 |
기초지자체 사회복지 분야 출신의 경우 타 지자체는 가능, 광역지자체 출신은 배제, 행정직 배제 등 문제 있어 '사회복지 분야''퇴직 전 3년 동안 소속하였던 기초자치단체가 관할하는'이라는 문구 삭제 |
사회복지사업법 시행규칙 제23조의2- 복지관장 자격 |
운영위원회에서 인정한 자, 사회복지 관련 학식과 경력이 있다고 인정되는 자 등을 시설장 자격기준으로 인정 |
시설장의 자격을 1급 사회복지사 자격증 소지자로 제한 |
모호한 기준으로 인해 무자격자가 시설장이 될 수 있는 통로 차단 |
공직자윤리법 제17조 제1항 제11호-퇴직 공직자 취업 제한 |
11. 기본재산이 일정 규모 이상인 다음 각 목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법인 가. 사회복지사업법 제2조 제3호에 따른 사회복지법인 나. 사회복지사업법 제2조 제4호에 따른 사회복지시설을 운영하는 가목 외의 비영리법인 |
11. 사회복지사업법 제2조 제3호에 따른 사회복지법인 12. 사회복지사업법 제2조 제4호에 따른 사회복지시설을 운영하는 제11호 외의 비영리법인 |
법령상 검토하면 기본재산이 일정 규모 이상이라는 것은 100억 원 이상을 뜻하는데 해당하는 사회복지법인 등은 극소수. 퇴직 공무원의 시설 취업방지에는 유명무실해 기본재산 규정 삭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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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시 조직 정비 |
사회복지 전문성을 갖춘 자 배치(경력 및 자격증 소지) |
퇴직 2년 전 사회복지 관련 부서 배치 지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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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시, 구·군 협조요청 사항 |
일선 사회복지시설 종사자 의견 |
주무관청에서 유의해야 할 사항 |
정식 공문이 아닌 주무관청 담당자 이메일로 자료 요청, 시설장에게 직접 전화해 구두로 자료 요청 |
정식 공문 만들어 자료 요청, 자치구·군에서는 부산시장 명의로 발송된 공문을 시설에 그대로 전달하는 사례 지양 ※2015년 A구 정기종합감사시 사례 확인 |
자료 요청 후 자료 준비·작성시간을 너무 짧게 부여 |
자료 준비·작성시간에 충분한 시간 부여(상급기관 제출기한보다 과도하게 단축해 시설에 자료 제출 요청 지양) |
주무관청에 기존 제출한 자료가 있음에도 제출 양식이 약간 수정됐다는 이유로 시설에 다시 작성토록 요청 |
주무관청에서 보유중인 자료로 작성·제출이 가능한 경우에는 시설에 자료 제출 요청 지양 |
※ 자료 : 부산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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