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북구 만덕5지구에 대한 강제집행이 연기됐다. 2일 오전 7시께부터 주거환경개선사업이 진행 중인 만덕5지구에는 긴장감이 감돌았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법원 집행관들이 아직 집을 비우지 않은 11세대에 대한 강제집행을 예고한 날이기 때문이다.

2일 오전 강제집행을 앞두고 긴장감이 돌고 있는 부산 북구 만덕5지구. 민건태 기자

지난 14일 10m 높이의 철탑에 올라 고공농성 중인 만덕5지구 공동대책위원회 최수영 대표도 강하게 반발했다. 이날 오전 7시30분 강제집행에 나설 예정이던 LH 측은 오전 9시30분까지 기다렸으나 최 대표가 철탑에서 내려오길 거부하자 불의의 사고를 우려해 철수했다.

만덕5지구는 부산시가 2005년 주거환경개선사업지구로 지정했다. 2007년 LH를 사업시행자로 선정했다. LH는 가구당 6000만 원에서 1억 원가량의 보상금을 책정했다. 2008년 10월 당시 주택공사와 토지공사가 LH로 통합되는 과정에서 보상이 늦어져 2011년 9월에야 보상이 시작됐다. LH 측은 건설사업 승인고시 시점인 2007년 공시지가를 보상 기준으로 삼아 주민과 마찰을 빚었다.

2일 오전 강제집행을 앞두고 긴장감이 돌고 있는 부산 북구 만덕5지구. 민건태 기자

주거환경개선사업이 시행되기 전 이곳은 1948가구(소유자 1030가구, 세입자 918가구)가 사는 마을이었다. 대부분 가구는 보상을 받고 떠났으나 11가구는 외로운 싸움을 진행 중이다.

최 대표는 "LH 측의 보상금으로는 원래 살던 만덕1동에 보금자리를 마련할 수 없다. LH 측의 적절한 보상과 주거 대책이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4.13총선에서 당선된 더불어민주당 전재수 당선인(북강서갑)은 "주민과 LH의 협상을 위해 당분간 강제집행을 연기해 달라고 법원 측에 요구했다. 원만한 해결책을 모색하겠다"고 말했다. 김준용 민건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