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광안리 어방 등 '마스크 축제'
- 걷기대회는 참가자 크게 줄어
- "야외행사 강행 잘못" 지적도
- 병원마다 호흡기 질환자 북적

주말 내내 올 들어 가장 강력한 황사가 전국을 뒤덮었다. 부산은 1시간 평균 미세먼지(PM10) 농도가 24일 오전 11시 기준 최대 375㎍/㎥(태종대)까지 치솟았다. 미세먼지의 영향으로 전국이 뿌연 날씨를 보이면서 일부 축제와 걷기 행사에는 참가자들이 예년에 비해 줄었고 참가자 상당수는 마스크를 착용했다.

24일 16회 광안리 어방축제를 찾은 관광객과 시민들이 부산 수영구 광안리해수욕장에서 '어기영차 그물끌자' 행사에 참여하고 있다. 백한기 선임기자 baekhk@kookje.co.kr

24일 온천천 일대에서 열린 '15회 연제구민 걷기대회' 행사에는 150명이 참가해 예년의 30% 수준에 그쳤다. 황사 여파로 참가자가 줄어든 것이다. 걷기를 포기하고 중간에 이탈하는 참가자도 더러 있었다. 시민 장민석(46·연제구 거제동) 씨는 "공기가 너무 탁해 중간에 포기했다"며 "보건 당국에서 야외활동을 자제하라는데 걷기행사를 강행하다니 문제가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날 수영구에서 열린 광안리 어방축제에는 많은 방문객이 몰렸지만 심하게 몰아친 황사의 여파를 피하지는 못했다. 해변에서 광안대교가 뿌옇게 보일 만큼 미세먼지가 심해 해수욕장 방문객 절반 이상이 마스크를 썼다. 해변 인근 카페 업주들은 "지난해와 비교해 손님이 줄어든 듯하다. 특히 이맘때 인기가 좋은 테라스나 야외 좌석에 앉지 않으려고 하는 손님도 많았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조용한 살인자'라고도 불리는 미세먼지가 사흘간 부산을 강타하면서 병원에는 호흡기 질환을 호소하는 환자들이 줄을 이었다. 다섯 살 딸아이가 기침이 심해 병원을 찾은 류현진(여·35) 씨는 "병원에서 요즘 기관지가 좋지 않아 진료를 받으러 오는 환자가 많다고 들었다. 의사도 미세먼지 때문으로 추정했다"고 말했다.

천식이나 만성기관지염 같은 호흡기 질환자나 노약자, 어린이는 특히 조심해야 한다. 건강한 사람이라고 해서 방심하면 안 된다. 불가피하게 외출할 때는 황사방지용 마스크를 써야 한다. 보건용 마스크의 포장에는 'KF80' 'KF94' 같은 규격 표시를 확인해야 한다. 0.4㎛인 미세먼지를 각각 80%, 94% 차단하는 성능을 갖췄다는 뜻이다.

부산기상청은 몽골과 내몽골고원에서 발원된 이번 황사가 24일 밤늦게 북동풍이 유입되면서 지역 대기에서 사라질 것으로 전망했다. 기상청 관계자는 "25일 낮에 북동풍이 약하게 불면서 경남 서부지역에는 곳에 따라 일시적으로 옅은 황사가 다시 나타날 가능성이 있으니 앞으로 발표되는 기상 정보를 참고하기 바란다"고 말했다.

최승희 권용휘 김민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