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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 해운대구청에서 수영만 요트경기장 재개발 사업에 관한 건축심의가 열린 17일 주민 150여 명이 재개발 사업에 반대하는 집회를 벌이고 있다. 전민철 기자 jmc@kookje.co.kr |
- 호텔 층수 3개층 이상 줄여
- 해변로 혼잡도로 지정 요청
- 주민 "사업자에 특혜" 반발
8년째 진통을 겪은 부산 수영만 요트경기장 재개발 사업이 결국 진행된다. 마지막 관문인 건축심의위원회(이하 심의회)에서 호텔 건립 등이 조건부 승인되면서 사업 추진이 급물살을 타게 됐다.
해운대구는 17일 오전 열린 심의회에서 요트경기장 서방파제 쪽에 호텔을 건립하는 안을 조건부로 승인했다고 밝혔다. 심의회의 관건은 교통 혼잡과 조망권 문제 해결이었다. 앞서 지난 11일 열린 심의회에서 호텔(15층 규모) 등의 대규모 시설(전체면적 6만1777㎡)이 들어서면 주변 교통 체증이 가중될 수밖에 없다는 취지에서 재검토 의견(본지 지난 12일 자 5면 보도)이 내려졌다.
심의회는 17일 다시 열린 회의에서 요트경기장 앞 도로 차선 확충(6차선→7차선) ▷호텔 층수를 3개 층 이상 하향 조정(15층→12층 이하) ▷시 경관위원회의 경관 심의 ▷너비 144m로 설계된 마리나동(요트 육상계류장) 규모 축소 등을 조건으로 건축 심의를 통과시켰다. 심의회는 신규철 부구청장(위원장)과 구의원, 도시계획·교통 분야 전문가 등 10명이 참여했고, 위원장을 제외한 9명이 표결해 6 대 3으로 조건부 승인했다.
이와 별개로 구는 부산시에 요트경기장 앞 해운대해변로를 혼잡도로로 지정해 달라고 요청하기로 했다. 위원인 구 김필한 건축과장은 "위원 상당수가 요트장이 재개발되면 안 그래도 혼잡한 마린·센텀시티가 더 복잡해질 거라고 걱정했다"면서도 "혼잡도로로 지정돼 국비 지원을 받으면 도로 확충으로 체증 완화에 도움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심의회는 요트장 재개발 사업의 향방을 결정하는 전환점이었다. 이 심의회를 통과하지 못하면 사업 자체가 백지화될 가능성이 컸다. 민간사업자인 아이파크 마리나㈜는 시에 실시계획 승인 신청서(이하 사업신청서) 제출 기한을 하루 남겨둔 상황이었다. 사업자가 18일 사업신청서를 제출하고, 시가 오는 6월까지 이를 검토해 승인하는 방식으로 사업은 추진될 것으로 보인다. 사업자는 오는 9월 착공해 2018년 5월 준공할 계획이다.
요트경기장 앞 엑소디움 아파트 주민들은 이런 결정에 거세게 반발했다. 이들은 그간 아파트 바로 앞에 호텔이 세워져 조망권이 침해받고 약한 지반 위에 들어서는 건축물의 안전성이 우려된다며 반대해 왔다. 엑소디움 비상대책위원회 오세중 총무는 "시나 구가 주민의 목소리에는 귀 기울이지 않고, 사업자 편만 들어주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엑소디움 아파트 주민 등 150여 명은 이날 심의회가 열리는 시간 구청 앞에서 집회를 벌이며 건축 심의가 통과되지 못하게 압박했다.
특혜 의혹을 제기해 온 부산참여자치시민연대는 행정소송 등 법적 대응도 불사한다는 방침이다. 양미숙 사무처장은 "민간투자법상 부대사업(호텔)이 본 사업(요트장 정비)을 넘어설 수 없게 돼 있다. 호텔 건립에 훨씬 더 많은 돈이 들어가고 건축 규모도 더 크다"고 말했다.
이 사업은 아이파크 마리나가 2008년 시에 제안하면서 시작됐다. 1623억 원을 들여 요트의 대형화 추세에 맞춰 낡은 요트장 시설을 개선하고, 15층 규모의 호텔과 컨벤션센터, 요트 전시장, 요트클럽, 상업시설 등을 짓는 사업이다. 2018년 완공되면 사업자가 30년간 운영한 뒤 시에 반환하는 수익형 민간투자사업(BTO)이다.
김화영 기자 hongdam@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