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과목별 일부 업체 독점낙찰 등
- 학교-업체 비리 혐의 포착
- "되고보자" 식 최저가 부작용도
부산지역 방과후학교 위탁업체 선정 과정에서 일부 업체의 낙찰가율이 예정가 대비 90%가 넘고 과목별로 2~4개 업체가 독점하는 등 학교와 업체 간 유착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또 과열경쟁으로 일부 업체는 낙찰가율이 60%대로 지나치게 낮아 강의 질이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교육부가 업체 선정 과정에서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올해부터 학교 개별 공모에서 나라장터(국가종합전자조달) 경쟁 입찰로 바꿨지만 그 취지가 무색해진 것이다.
부산시교육청은 방과후학교 위탁업체 선정 관련 특정 감사를 실시한 결과 일선 학교와 업체 간의 유착 의심 사례를 포착하고 현장 조사를 진행 중이라고 16일 밝혔다. 시교육청 감사관실은 지난달부터 방과후학교 프로그램을 업체에 위탁해 운영 중인 공립 초등학교 33개교를 대상으로 감사를 시행한 결과 상당수 학교에서 유착과 담합이 의심되는 비리를 포착했다. 의심 사례로는 ▷2단계 최저가 입찰인데도 낙찰가율이 예정가 대비 90% 이상 ▷과목별로 1∼4개 업체가 독점 낙찰 ▷2014, 2015학년도에 이어 올해까지 3년 연속 동일학교 낙찰업체로 선정 ▷영어·요리·교과통합 등 특정 과목에 두세 개 업체가 순환하는 방식으로 낙찰한 경우 등이다.
시교육청은 올해부터 지방계약법에 따라 위탁업체 계약 때 추정가격이 2000만 원을 초과하면 조달청이 운영하는 나라장터에서 '2단계 입찰' 또는 '협상에 의한 계약 방식'으로 업체를 선정토록 했다. 일선 학교는 이 두 가지 중 협상에 의한 계약방식은 절차가 까다롭고 유착 의혹이 제기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대체로 2단계 입찰을 택하고 있다. 그러나 2단계 입찰은 1차 제안서 평가(적격심사)를 통과한 업체 중에서 2차로 가장 낮은 가격을 써낸 업체를 선정하는데, 제안서 평가의 변별력이 크지 않아 사실상 많은 학교가 최저가 입찰로 선택한다.
강사들의 처우가 나빠지고 교육의 질 역시 악화될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입찰 업체 중에서는 일단 되고 보자는 식으로 60%대 낮은 가격을 제시해 낙찰을 받은 경우도 적지 않다. 하지만 낙찰 가격이 80% 미만이면 강사들 임금 지급이 어려운 만큼 부실 운영이 우려된다.
시교육청은 사립 초등학교와 중학교 등 모든 학교로 감사를 확대하고 제도 개선에 나설 방침이다. 정홍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