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일반차량 주행이 금지된 28일 오후 5시10분께 부산진구 엔씨백화점 앞 대중교통전용지구에 승용차가 달리고 있다. 강덕철 선임기자 kangdc@kookje.co.kr |
부산시가 지난해 4월 도입한 서면 동천로 대중교통전용지구가 좀처럼 자리를 못 잡고 있다. 하루 평균 위반 차량이 320대가 넘고, 부과한 범칙금만 5억여 원에 달해 '자가용 골탕 지구'라는 지적까지 받고 있다.
부산진구는 지난해 6~12월 7개월 동안 동천로 대중교통전용지구 통행이 금지된 시간대에 진입한 일반차량에 대해 총 7만6325건의 경고조처를 내렸고, 1만2904대의 차량에 범칙금을 부과했다고 28일 밝혔다.
시와 구는 지난해 4월부터 출퇴근 시간(오전 7∼9시, 오후 5시∼7시30분) 엔씨백화점 서면점에서 더센트럴스타 아파트까지 740m 구간에 버스만 통행하는 대중교통전용지구를 시행하고 있다. 첫 2개월 동안 시범운영을 거친 후 지난해 6월부터 본격 운영에 들어가 첫 번째 위반 차량은 경고장을, 두 번째 위반 차량에 대해서는 범칙금을 물린다.
시행 10개월이 지났지만 위반 건수는 줄지 않고 있다. 경고장을 받은 후 다시 위반해 범칙금을 내는 소위 재범률도 17%에 달한다. 이 때문에 자가용 승용차 운전자들 사이에 동천로 대중교통전용지구는 '자가용 골탕 지구'라는 말까지 나돌 정도다.
지난 27일 오후 6시 찾아본 동천로 대중교통전용지구는 이름이 무색했다. 겨울철 낮이 짧아지면서 부산시가 진출입로와 일방통행로에 36개나 설치했다는 안내 입간판·현수막·교통표지판은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차량이 한창 붐비는 퇴근 시각 앞차는 물론 옆차와 뒤차에 신경을 곤두세워야 할 운전자에게 안내판이 눈에 들어올 리 없었다.
인근 아파트에 거주하는 한모(38) 씨는 "출퇴근 시간에 일반차량 통행을 막다 보니 이 일대 이면도로까지 차량 정체가 발생한다"며 "차량 흐름에 내맡기다 보면 위반하는 경우도 많다. 가끔 운전자를 골탕먹이려고 만든 게 아닌지 의심스럽다"라고 말했다.
7개월 동안 거둬들인 세수는 어마어마하다. 범칙금이 승용차 4만 원, 승합차 5만 원인 점을 보면 시가 최소 5억161만 원에 달하는 범칙금을 세수로 거둬들였다. 세수가 줄어들 조짐도 안 보인다.
이처럼 불편을 겪는 이들이 속출하지만 빨라야 올 하반기에나 해법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 부산시 관계자는 "올 상반기까지 지켜본 후 개선안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권용휘 기자 real@kookje.co.kr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