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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관·법인 곳곳 '검은 거래' 의혹
- 평생 바친 복지사 쫓겨나기 일쑤
- 새 수장으로 온 퇴직 공무원은
- 현장 모르고 자격증 없는 경우도
- 2014 장애인시설 평가 부산 꼴찌
- 공무원이 맡은 5곳 모두 B등급
복지 마피아(복지 공무원+마피아)가 급증하면서 부작용이 끊이지 않는다. 멀쩡한 복지시설 관장이 자리를 잃는 것이 현실화됐고 진급 희망이 사라지면서 사회복지사들의 사기는 떨어졌다. 곳곳에서 퇴직 공무원과 사회복지사 간 마찰이 발생하고 기관 평가에서 전국 최악의 성적표를 받기도 했다.
더욱 심각한 것은 복지 마피아를 앞세운 복지법인과 관의 유착이며 이들 간의 '검은 거래' 의혹도 등장한다. 심지어 법인이 관을 상대로 한 '로비'를 뒷받침하는 증언도 나왔다. 이에 대해 법인과 공무원 출신 시설장들은 행정 전문가로 인정해달라고 항변한다.
■쫓겨나는 복지사
지난해 12월 노인시설을 담당하던 A 관장은 자신이 속한 복지법인으로부터 "부산시에서 퇴직한 공무원이 오기 때문에 다른 방법을 찾아야 한다"는 말을 듣고 망연자실했다. 현장에서 시작해 20년 가까이 사회복지사로 청춘을 바친 자신의 삶이 한순간에 무너지는 것 같았기 때문이다. A 관장이 반발하자 법인은 며칠 후 "다른 지역에 노인 관련 시설을 설치할 예정인데 함께 고민하자"는 제안을 내놨다. 현재 A 관장은 발령을 기다리면서 거취를 고민하고 있다. A 관장과 친분이 있는 관계자는 "오랫동안 사명감과 책임감으로 소처럼 일만 했는데 퇴직 공무원 때문에 쫓겨나는 것은 결코 받아들일 수 없다"며 "시가 그렇게 강조했던 일자리 창출이 결국 청년보다 퇴직 공무원을 위한 것 같다"고 꼬집었다.
문제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다른 지역에 노인 관련 시설을 설치하는 과정에서 법인과 시가 사전에 짰다는 의혹이 제기된다. 본지 취재 결과 법인 관계자가 지난해 12월 해당 지역 구청을 방문해 시설 설치 신청서를 받아갔으며 담당 공무원에게 "시와 협의가 이뤄져 신청이 수리되면 보조금이 지원될 것이다"고 말한 것으로 확인됐다. 통상 시설을 설치하면 첫해에는 예산 배정이 안돼 보조금을 받기 어렵다. 이런 체계를 뛰어넘으려면 미리 조율이 이뤄져야 한다.
이 때문에 법인 측이 시설 신청 전에 보조금 지원을 결정하는 누군가와 상의했다는 의혹이 제기된다.
이뿐만 아니다. 이 법인은 최근 또 다른 시 출신 공무원(4급 서기관)을 받기 위해 직제에도 없는 자리까지 만들었다. 법인 관계자는 "A 관장의 힘으로 시설 운영이 어려워 공무원을 추천받았다"며 의혹을 받는 보조금에 관해서는 "우리가 시에 가서 협의하겠다는 뜻으로 했던 말이 와전된 것 같다"고 해명했다.
복지 마피아가 늘면서 일선 복지사들의 불안도 높아지고 있다. 한 복지사는 "최근 중고참 복지사들이 진급은 고사하고 언제 잘릴지 모른다는 걱정까지 한다"고 털어놨다.
■서비스 질 저하
복지 마피아 증가로 복지계가 우려하는 것은 전문성이 부족한 탓에 발생하는 서비스 질 저하다. 상황은 생각보다 심각하다. 공무원 출신 중 복지 업무 경력이 없는 시설장이 다섯 명이고 사회복지사 자격증조차 없는 시설장도 두 명이나 됐다.
공무원 출신과 함께 일하는 복지사들은 '복지에 대한 이해가 떨어져 처음에 힘들다' '새로운 일을 벌이기 싫어한다' '복지와 행정의 가치가 충돌할 때 행정을 우선시한다'며 어려움을 토로했다.
공무원 출신이 이끄는 기관의 수준을 단적으로 파악할 수 있는 사례가 있다. 지난해 보건복지부는 전국 장애인복지관 평가 결과를 발표했다. 시설·환경, 재정·조직 운영 등 6개 영역으로 나눠 평가한 뒤 평균 등급을 A~F로 매겼다. 평가 대상은 부산 13곳을 포함한 전국 182곳의 장애인복지관이었다.
결과는 처참했다. 전국에서 평균 등급 A를 받은 복지관이 79.7%인 145곳이었고 B등급이 15.9%인 29곳이었다. 그런데 부산은 13곳 중 평균 등급 A를 받은 복지관은 31%인 4곳에 불과했고 B가 62%인 8곳에 달했다. 전국 성적과 비교하면 최악의 수준이었다. 서울의 경우 43곳 중 93%인 40곳이 A를 받았고 B는 3곳뿐이었다. 울산은 3곳 모두 A, 대구도 6곳 전체가 A를 받았다. 여기서 눈여겨볼 대목은 부산에서 공무원 출신이 이끄는 장애인복지관 6곳 중 평가를 받지 않은 1곳을 제외한 5곳이 모두 B를 받았다는 점이다. 물론 이 중에는 평가 대상 기간에 근무하지 않았던 공무원 출신 관장도 있지만 결과는 충격적이었다.
이 밖에 공무원 출신 관장이 직원들에게 막말과 위협을 퍼붓고 무단으로 해고하는 등 막장으로 치달아 정상적인 운영이 어려운 복지시설도 있다.
■로비와 외압
복지시설은 정부 보조금으로 운영된다. 인건비와 운영비 사업비를 모두 지원받는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또 다른 굵직한 정부 지원도 받는다. 바로 기능보강사업이다. 복지시설에서 사용하는 장비의 구매와 교체, 낡은 건물 수리 등이 여기에 속하고 심지어 건물 신축 비용까지 포함된다. 규모도 연간 예산이 100억 원을 훌쩍 넘길 정도로 크다.
법인과 시설 입장에서는 예산을 더 받기 위해 적극적으로 나설 수밖에 없는데 여기서 로비와 외압이 등장한다. 참고로 이 사업은 법인과 시설의 신청→시 취합→부산복지개발원 타당성 검토→두 차례 위원회를 통해 결정되는 구조다. 이 과정에 참여하는 한 관계자는 "몇 년 전까지 '잘 봐달라'는 말을 직간접적으로 들었다"며 "지금은 결정 구조가 개선돼 투명하게 이뤄진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사회복지연대 박민성 사무처장은 "시가 나서서 법인과 관 사이에서 발생한 각종 의혹을 빠짐없이 조사하고 결과를 공개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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