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에서 노인복지 관련 업무를 총괄하는 과장(4급)을 지낸 A 씨는 지난해 12월 31일 퇴직했다. 공직을 떠난 지 한 달도 안돼 A 씨는 18일 B 노인복지관장으로 취임했다. 올해 21년 된 B 노인복지관은 지난해 예산이 20억 원에 달할 정도로 규모가 크다. A 씨가 시에서 지휘했던 일 중 하나가 B 노인복지관 관리였다. 더욱이 B 노인복지관이 2014년 시에서 재위탁을 받았을 때 담당 과장도 A 씨였다.
지난해 12월 노인 관련 시설을 맡고 있던 C 관장은 자신이 속한 복지법인 대표로부터 청천벽력 같은 통보를 받았다. 시에서 퇴직한 4급 서기관 출신 공무원이 자기 자리로 올 예정이기 때문에 다른 방법을 찾아보자는 내용이었다. C 관장은 사회복지사로 20년 가까이 일한 베테랑이다.
최근 퇴직 공무원들이 사회복지시설로 몰리면서 '복지 마피아(복지 공무원+마피아) 전성시대'라는 말이 등장했다. 본지가 부산지역 사회복지관 및 노인·장애인 관련 시설을 취재한 결과 현재 23명이 26곳(겸직 포함)에서 시설장으로 일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부산의 사회복지관, 노인·장애인시설은 총 284곳이다.
복지 마피아는 최근 급격히 증가했다. 2010년 1명에 이어 2013년 5명, 2014년 9명으로 대폭 늘어났고 2015년 5명이 합류했다. 올해도 노인 관련 시설장으로 내정된 1명을 포함해 벌써 3명이 복지시설로 옮겼거나 갈 예정이다. 대부분 시와 일선 구·군의 간부인 4급 서기관과 5급 사무관 출신이다.
부작용은 벌써 속출하고 있다. 현직에서 맡았던 업무와 연관된 기관장으로 간다든지, 현장에서 열심히 일하는 시설장을 밀어내고 취임하는 등 유형도 다양하다. 더욱이 복지 마피아를 영입하는 과정에서 관청과 복지시설을 운영하는 법인이 모종의 거래를 했다는 의혹까지 제기된다. 이는 현행 '사회복지사업법'과 '공직자윤리법' 등 관련 법에 허점이 적지 않아 가능했다.
이 때문에 복지 서비스가 저하된다는 우려도 나온다. 일부에서 전문성이 떨어지는 퇴직 공무원과 복지사 간 갈등이 불거지고 있으며 시민단체는 퇴직 공무원들이 '로비스트' 역할을 한다고 주장한다.
더욱 큰 문제는 복지 마피아 전성시대가 지금부터라는 점이다. 복지시설이 최근 10년간 급증해 자리가 많아진 데다 여기에 재취업하면 정년이 65세로 늘어나고 연금과 월급을 함께 받아 공무원들에게 인기가 높다. 그뿐만 아니라 복지법인이 행정 기관과의 관계 유지를 위해 퇴직 공무원을 선호하는 분위기여서 앞으로도 복지 마피아는 끊이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대책 마련이 절실하다. 복지계는 법 개정과 함께 시가 서둘러 퇴직 공무원의 복지시설 진출에 관한 가이드라인을 만들어야 한다고 주문한다. 부산사회복지사협회 윤해복 사무처장은 "복지 마피아를 막기 위해 사회복지사업법을 개정하거나 시의 명확한 가이드라인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부산 퇴직 공무원 사회복지 시설장 현황 |
연도 |
인원 |
시설 |
시설 종류 |
2010년 |
1명 |
1곳 |
장애인(1) |
2011년 |
없음 |
없음 |
|
2012년 |
없음 |
없음 |
|
2013년 |
5명 |
6곳 |
장애인(2) 노인(3) 사회복지관(1) |
2014년 |
9명 |
10곳 |
장애인(5) 노인(4) 사회복지관(1) |
2015년 |
5명 |
5곳 |
장애인(2) 노인(3) |
2016년 |
3명 |
4곳 |
노인(4) |
합계 |
23명 |
26곳 |
장애인(10) 노인(14) 사회복지관(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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