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향만리(人香萬里·사람의 향기가 만리를 뻗친다는 뜻)의 첫 번째 대상으로 한형석을 택한 것은, 예술구국이란 특이한 이력의 인물이란 것이 표면적 이유지만, 그보다는 유고 아닌 유고로 잠자고 있던 '한형석 평전'을 찾았기 때문이다.
'한형석 평전'은 탁월한 해양사학자인 고 김재승(金在勝·1943~2011) 박사가 10여년 전에 맹렬하게 쓰다가 접어둔 원고다. 김재승 박사는 한형석의 예술구국 활동을 높이 평가하고 사비로 중국 취재까지 해가며 집필에 힘을 쏟았다.
그러나 건강 등 개인적 문제로 원고를 70% 정도 완성한 상태에서 작업을 중단했다. 그의 유고는 지금까지 나온 한형석에 대한 어떤 연구나 기록보다 내용이 충실하다. 주목되는 것은 한형석의 중국 활동을 다룬 부분인데, 여기에는 중국에 두고 온 부인과 가족에 대한 이야기도 들어 있다.
이 시리즈는 김재승 박사가 쓰다만 '한형석 평전' 유고를 바탕으로 재구성한 것이며, 유족들도 이에 동의했음을 밝혀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