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이 사법시험 폐지 유예를 놓고 법조계 안팎에서 벌어지는 극한 갈등에 우려를 표시하고 협의체 구성을 제안했다.

대법원은 10일 "로스쿨(법학전문대학원) 학사일정이 파행되고 이해관계인들 사이에 대립이 심화되는 등 사회적 혼란이 가중되고 있는 점에 대해 깊은 우려를 표한다"고 밝혔다. 이어 "국민을 위해 바람직한 법조인력 양성 시스템을 마련하는 것은 국가와 사회 전체에 중대한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차분하게 검토되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대법원은 "국회 대법원 정부 관계부처 등 관련 국가기관이 참여하는 협의체를 구성해 사법시험 존치 여부, 로스쿨 제도 개선 등 법조인 양성제도 관련 현안을 논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주장했다. 논의 방안에 대해 "변호사 및 법학교수 단체 등 이해관계 단체의 폭넓은 의견 수렴을 거쳐 합리적 해결방안 도출을 목표로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이날 로스쿨 측과 '사시 존치 진영' 간에 검찰 고발과 집회가 이어지는 등 갈등은 더욱 점화했다. 로스쿨생 4100여 명(경찰 추산)은 이날 오후 정부 과천종합청사 앞에서 법무부를 규탄하고 사시 폐지를 요구하는 총궐기대회를 열었다. 집회 말미에는 변호사시험 응시표를 불태우는 화형식도 가졌다.

로스쿨이 없는 대학의 법학과 교수들로 구성된 대한법학교수회와 전국법과대학 교수회, 청년변호사협회, 사법시험 존치를 위한 고시생 모임, 사시 폐지 반대 전국대학생연합 등 단체들은 '사법시험 존치를 촉구하는 국민연대'를 결성했다. 이들은 로스쿨 측에 맞서 이날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에서 사법시험 존치 법안의 조속한 처리를 촉구하는 집회를 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