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산 연안역 市전체 면적의 18%
- 해일·호우 범람 피해 천문학적

- 부발연, 미래 재난 대비책으로
- 해수면 상승계획 구역 설정과
- 해안 해일방벽 설치 등 권고

부산발전연구원(부발연)이 14일 내놓은 '부산 연안역의 기후변화 적응방안' 보고서는 기후변화에 따른 해수면 상승으로 머지않은 미래에 닥칠 수 있는 재해에 대한 경고를 담고 있다.

특히 부산은 항만 산업단지 원전 같은 국가 주요시설과 초고층 건물, 주거지역이 해안가에 밀집해 있어 자연재해로부터 매우 취약하다. 2003년 9월 태풍 매미 내습 때 12시간 만에 부산 연안에서 발생한 피해액은 900억 원에 달했다.

이에 따라 부산이 해수면 상승과 폭풍해일, 집중호우로 인한 침수와 범람 피해를 최소화하려면 기후변화에 적응할 수 있는 시스템을 미리미리 구축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기후변화는 그 규모와 시점, 영향이 불확실해 미래 상황을 예측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번 연구를 맡은 부발연 해양환경연구실 송교욱 선임연구위원은 "부산 연안역이 지닌 경제적 가치를 인식하고 이를 지키기 위한 대책을 지금부터 세워야 머지않은 미래의 재앙을 피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천문학적인 연안역 가치

네덜란드의 폭풍해일 방벽- 로테르담항 입구에 설치된 마에슬란트 방벽. 평소 열려 있어 배가 지나다닐 수 있지만(위 사진), 폭풍 해일이 치면 닫아 범람을 막는다. 부산발전연구원 제공

부산 연안역은 138.9㎢로 지역 전체 면적(769.82㎢)의 18%를 차지하고 84만7814명이 살고 있으며 주택가치는 연면적가격 8조4930억 원, 건물가격 63조680억 원, 토지가치는 70조9713억 원에 이르는 것으로 부발연은 집계했다.

연안역 내 사업체는 8만4416개가 있으며 지역총생산액은 23조337억 원(33.9%)이다. 기후변화로 연안역을 잃게 되면 그만큼 피해가 크다는 얘기다. 연안역의 가치가 체계적으로 조사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침수 예상지역별 대책

부발연은 기후변동에 관한 정부 간 패널(IPCC) 보고서와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의 해수면 상승 예측을 참조해 해수면 상승(1, 2m+최고 해수면 높이)을 고려한 경우와 매미급, 슈퍼급 태풍 내습 때 최악의 상황(최고 해수면 높이+해일 높이+파랑 높이)을 고려한 경우로 분리해 침수 예상지역을 분석했다.

최악의 시나리오에 대비해 대책을 세우자는 취지에서다. 매미급 태풍은 초속 45m 안팎의 대형 태풍을, 슈퍼 태풍은 종종 미국을 강타하는 허리케인처럼 초속 67m 이상의 태풍을 말한다. 슈퍼 태풍이 내습하면 마린시티, 센텀시티, 민락수변공원, 명지주거단지, 해운대해수욕장 배후지 등 해안가 고밀도 주거·상업지역 대부분이 침수되는 것으로 조사됐다.

부발연은 이를 막기 위한 장기대책으로 건축선 후퇴, 위험 관리를 위한 용도지역제 도입을 비롯한 토지이용 규제, 수영강과 동천 입구에 폭풍해일방벽 설치를 제시했다.

네덜란드 로테르담에는 북해의 폭풍해일을 막기 위해 세계 최대 규모의 부유식 수문 형태(각 반경 246m)의 마에슬란트 방벽이 1997년부터 가동되고 있다.

북항 재개발지역·부산신항·감만부두·신선대부두·감천항·남항 같은 항만시설과 부두의 침수 피해를 막기 위해서는 기존 시설에 해일 높이를 반영하는 설계기준을 적용하고 장기적으로는 북항·남항· 감천항 입구에 대규모 폭풍해일방벽을 설치할 필요가 있다.

■기후변화 적응 시스템 구축

부발연은 부산시 연안역 기후변화 적응대책을 수립하고 기후변화 영향을 평가·예측하는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캐나다 브리티시 컬럼비아 주처럼 바다와 인접한 내륙 경계부터 미래에 범람과 침식이 예상되는 곳을 '해수면상승계획구역'으로 설정해 개발을 제한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특히 부발연은 기후변화로 자연재해가 잦고 대형화하는 연안역의 체계적인 연구와 국가 차원의 대응전략을 모색하기 위한 '국가해양기후변화적응센터'를 부산에 유치하자고 제안했다. 송 선임연구위원은 "한국해양과학기술원(오는 2017년 이전 예정), 한국해양수산개발원, 국립해양조사원, 국립수산과학원, APEC 기후센터 등 국가연구기관이 집적된 부산이 최적지"라고 말했다.


◇부산 연안역의 가치 ※자료 : 부산발전연구원

138.9㎢ 면적(부산 전체의 18%)

84만7814명 거주인구( 25.3%)

23조337억 원 지역총생산(33.9%)


◇기후변화에 따른 해수면 상승 예측 ※자료 :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

2025년 16㎝ 2050년 38㎝

2075년 76㎝ 2100년 13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