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를 비롯한 보호자가 아동에게 신체적·정신적으로 고통을 주는 행위를 금지한 개정 아동복지법이 이달 말부터 시행된다.

6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아동복지법 개정안은 지난 3월 국회를 통과했으며, 오는 28일부터 시행할 예정이다.

남인순 새정치민주연합의원이 대표발의한 이번 개정안은 특히 보호자의 책무를 강조한 것이 특징이다. 이와 관련된 조항인 5조에서는 '아동의 보호자는 아동에게 신체적 고통이나 폭언 등의 정신적인 고통을 가해서는 안 된다'고 명시했다. 부모라 하더라도 아동에게 '고통'을 주는 행위는 불법이라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특히 '학대'보다 더 포괄적인 개념인 '고통'이라는 표현을 차용해 아동 보호 범위를 폭넓게 정의했으며, 정신적인 부분도 함께 담았다.

현재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에서도 보호자에 의한 아동학대 행위를 엄격하게 금지하고 있다. 그런데도 보호자에 의한 학대는 끊임없이 발생하는 실정이다. 복지부와 중앙아동보호전문기관이 발표한 '2014 전국 아동학대 현황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발생한 전국 아동학대의 가해자를 분석한 결과 81.8%가 부모였다. 2010년 83.2%와 비교하면 소폭 줄어들긴 했지만 미미한 수준이다. 여기에 친인척(5.6%)과 대리양육자(9.9%)까지 포함하면 97.3%가 보호자로, 아이를 안전하게 지켜야 할 보호자가 도리어 가해자가 됐던 것이다. 학대의 종류별로는 중복학대가 48%로 가장 많았지만 시각적으로 드러나는 신체학대(14.5%)보다는 폭언이나 방임 등 정서학대(15.8%)가 오히려 더 많았다.

이 같은 상황에서 이번에 시행되는 개정 아동복지법은 아무리 부모이고, 훈육이 목적이라 하더라도 아동에 대한 체벌이나 학대는 불법임을 명시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

복지부 관계자는 "가정 내 폭력이 엄연히 아동학대에 해당한다는 인식이 아직도 부족하다"며 "개정 법률은 체벌이 훈육의 일환이라는 잘못된 인식을 개선해 아동 학대를 사전에 막으려는 의도를 가지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