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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월호 사고로 중단됐던 수학여행이 재개된 가운데 행선지로 에버랜드 편중이 심해 다양한 체험·테마 여행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사진은 이달 봄꽃이 활짝 핀 에버랜드. 국제신문DB |
- 부산 계획 잡힌 577개 학교 중
- 351곳이 경기도 행선지로 찾아
- 숙박 불가피…다른 일정 축소로
- "거기 안 들르면 여행 안 가요"
- 학생들 요구에 학교도 난감
2학기에 수학여행을 갈 예정인 부산 기장군 정관면 달산초등학교는 고민이 많다. 학교장은 수학여행 테마를 역사로 정하고 인천 강화도 등으로 수학여행을 가고 싶지만 그럴 경우 학생들이 가장 선호하는 테마파크인 용인 에버랜드를 방문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교사들은 에버랜드를 방문할 경우 전체 일정의 차질이 불가피한 데다 역사 테마여행의 의미가 희석될까 봐 걱정이다.
부산과 울산 경남 등 동남권 초·중학교 수학여행의 에버랜드 편중도가 심해 다양한 체험 및 테마 여행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30일 부산시교육청에 따르면 올해 623개 일반 학교 중 수학여행을 시행할 예정인 학교는 577개교로 지난해 세월호 참사 후유증으로 중단됐던 수학여행이 대부분 학교에서 재개됐다.
이 가운데 60.8%인 351개교가 수학여행 행선지에 경기도를 포함하고 있다. 초중고별로는 수학여행을 가는 초등학교 293개교 중 200개교(68.2%), 중학교 147개교 중 121개교(82.3%), 고등학교 137개교 중 30개교(21.9%)가 경기도를 찾는다. 이들 학교가 수학여행에서 경기도를 찾는 이유는 대부분 용인에 있는 에버랜드를 방문하기 위해서다. 하지만 부산에서 편도 4시간30분이 소요되고 자유이용권을 사용하면 꼬박 하루를 잡아먹어 다른 소규모 테마형 일정을 추진하는 데 어려움이 적지 않다.
최근 봄철 수학여행 인파가 몰리면서 에버랜드에서 운영하는 숙박시설은 일찌감치 예약이 마감됐다. 에버랜드 부산지역 담당자는 "4, 5월 중 에버랜드 숙소 3곳 중 한 곳이라도 이용 가능한 날은 각각 하루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이런 상황에서 부산의 한 초등학교는 에버랜드에서 차로 한 시간 거리의 리조트를 숙소로 잡았다. 학생들은 종일 에버랜드를 이용하고 야간에 차를 타고 이동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 같은 문제로 일부 학교는 1년 전부터 수학여행 일정을 정하고 에버랜드에 숙소를 예약하기도 한다. 한 교사는 "사실상 에버랜드 숙소 예약은 1년 전에 마감이 된다고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사실 학생만 에버랜드를 선호하는 것은 아니다. 에버랜드에 가면 안전요원이 곳곳에 배치돼 있고, 대규모 인원이 이용할 수 있는 식당 등 편의시설이 잘돼 있어 편하다고 말하는 교사도 있다.
이런 이유로 K중은 지난해 수요조사를 한 결과 에버랜드를 중심으로 여행 일정을 정하고 에버랜드에 있는 숙소를 예약했다.
중학교는 한 학년 교사들이 수학여행을 떠나면 다른 학년 수업이 힘들어 수학여행과 현장체험학습을 함께 진행하는 경우가 많다. 이런 상황을 대비해 에버랜드는 단순 놀이공원 차원을 넘어 동물생태탐구, 진로직업체험 등 현장체험학습 프로그램을 마련해 학교를 붙잡고 있다.
시교육청 학교안전담당 최은 사무관은 "참여 인원을 행선지가 다른 여러 팀으로 분산하면 전체 이동 상황을 통제하기 어렵다"며 "이에 따라 안전 문제 등을 고려해 에버랜드에 같이 가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부산지역 한 고교 교장은 "선호도 조사 때 에버랜드를 대상에서 빼면 수학여행에 불참하겠다는 학생이 많아 일부 학교는 수학여행이 취소되기도 했다"며 "이 때문에 다른 일정을 조정해가면서 에버랜드를 수학여행 일정에 추가하는 학교도 많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