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달 3일 정식 개장을 앞둔 부산 부산진구 옛 밀리오레부터 더샵 센트럴스타까지 740m 구간의 동천로 대중교통전용지구. 부산시는 왕복 4차로 도로를 2차로로 줄이고 보행로를 크게 확대해 운영할 예정이다. 강덕철 선임기자 kangdc@kookje.co.kr

시내버스만 운행할 수 있는 부산 최초의 대중교통전용지구가 결국 출퇴근 시간대만 운영하는 '반쪽짜리'로 개통할 예정이어서 논란이 되고 있다. 부산시와 부산진구는 우선 개통한 뒤 긍정적인 효과가 나면 주민 협조를 구해 운영시간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대중교통지구의 운영 시간이 너무 짧아 효과가 반감되지 않을까 우려된다.

시는 총예산 94억3000만 원(국비 22억, 시비 72억3000만 원)을 들여 2011년부터 조성한 동천로 대중교통지구 개통식을 다음 달 3일 연다고 30일 밝혔다. 서면 NC백화점(옛 밀리오레)에서 포스코 더샵 센트럴스타까지 740m 구간에 조성되는 대중교통지구는 왕복 4차로가 2차로로 준 반면 인도 폭은 2.5~3m에서 6m로 배 이상 확대됐다. 보도가 크게 넓어지면서 상권 활성화도 기대된다.

문제는 운영시간이다. 시는 인근 상인들의 반발을 의식해 운영시간을 애초 24시간에서 출퇴근 시간대(오전 7~9시, 오후 5시~7시 30분) 4시간 30분간으로 제한했다. 이에 따라 출퇴근 시간대를 제외하고는 택시뿐 아니라 승용차도 운행할 수 있다. '무늬만 대중교통지구'라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앞서 대중교통전용지구를 가장 먼저 조성한 대구는 2009년 12월 중앙로(반월당 사거리~대구역 사거리) 1.05㎞ 구간에서, 서울은 연세로(신촌역~연세대) 550m 구간에서 대중교통지구를 운영하면서 24시간 내내 승용차 진입을 금지하고 있다. 단, 택시는 밤 9시~오전 10시(대구), 자정~새벽 4시(서울)에만 운행할 수 있다. 서울과 대구는 이처럼 승용차의 진입을 강력히 통제한 뒤 대중교통 이용률이 향상되고 애초 우려와 달리 주변 상권이 활성화되는 등 기대 이상의 효과를 보고 있다.

공공교통네트워크 윤영삼(부경대 교수) 대표는 "주민을 설득해 제대로 된 정책을 만들어가야 하는데 결국 제한된 시간에만 차량 통행 제한을 하는 버스전용차선을 하나 더 만든 셈이 됐다"며 "시민 및 인근 상인들과의 협의를 통해 시간대를 확대하는 데 주안점을 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주민의 반발이 심해 일단 출퇴근 시간에만 적용하기로 했지만 주말에 차 없는 거리를 운영하는 등 대중교통지구 운영 시간을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부산진구는 다음 달 1일부터 오는 5월 말까지 시범운영한 뒤 6월부터 CC(폐쇄회로)TV 4대를 설치해 본격적인 통행 위반 단속에 들어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