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과 서울을 오가며 사업을 하는 칼 엑스트롬(34·스웨덴) 씨는 가끔 식당에 들어갈 때마다 불쾌함을 느꼈다. 자신의 나라에서는 화장실에 쓰는 두루마리 화장지가 식탁 위에 버젓이 올려져 있었기 때문이다. 칼 씨는 "화장실에서만 쓰는 휴지로 입을 닦는다는 것이 싫었지만, 문화적 차이라고 이해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앞으로 부산에서는 두루마리 화장지를 쓰는 식당을 찾아볼 수 없게 된다. 부산시는 다음 달까지 소형 음식점(100㎡ 이하)을 대상으로 두루마리 화장지 사용업소 전수조사를 한 뒤 행정지도를 통해 일회용 화장지 사용을 적극 유도하겠다고 25일 밝혔다. 현재 부산지역 16개 구·군 중 북 해운대 수영 사상 금정구를 제외한 11곳의 조사가 끝났다. 조사 결과 1만8830곳의 음식점 중 622곳이 두루마리 화장지를 쓰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는 '관광도시 부산'의 이미지를 높이기 위한 작업의 하나로 진행됐다. 해외에서는 두루마리 화장지가 화장실 용이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식탁에서 사용하는 경우가 잦아 관광객들에게 부산을 불결한 이미지로 각인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부산진구 전포동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이모(37) 씨는 "두루마리 화장지를 사용하는 것을 외국과 한국의 문화적 차이로 치부할 문제가 아니다"라며 "음식점에서는 일회용 화장지를 사용하는 것이 당연한 일"이라고 설명했다.
시는 이달 초 '우리 업소는 두루마리 화장지를 식탁에 사용하지 않습니다'라는 내용을 담은 스티커를 각 음식점에 배부했다. 전수조사가 끝나면 행정지도를 통해 음식점에서 자율적으로 일회용 화장지를 사용할 수 있도록 유도할 계획이다. 시 관계자는 "대부분 식당에서는 일회용 화장지 사용이 정착됐지만 전통시장의 허름한 식당 등에서는 여전히 두루마리 휴지를 사용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안다"며 "각 구·군의 식품진흥기금 등을 활용해 일회용 화장지로 바꿔주는 방안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