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리 원전에서 방사성 요오드와 세슘이 기체와 액체상태로 일상적으로 방출되고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지금까지 원전 주변에서 방사성 물질이 방출되고 있다는 사실은 알려졌지만 핵종(원자 또는 원자핵의 종류)이 확인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환경운동연합은 최근 10년 치 '원자력발전소 주변 환경방사선 조사 보고서 연보'를 확인한 결과 고리원전을 비롯한 전국 원전 4곳에서 방사성 요오드 세슘 등 20여 종의 방사성 핵종이 꾸준히 방출되고 있었다고 19일 밝혔다. 한국수력원자력은 매년 이 보고서를 발간하고 있으나 지금까지 공개하지 않았다.
고리원전의 경우 갑상샘암의 주요 원인으로 꼽히는 요오드131~133는 2003년 최대 2억1800만 베크렐(Bq·기체와 액체 합계), 2007년에는 1억8000만 베크렐이 방출되는 등 매년 수치는 다르지만 수백 만~수억 베크렐 씩 원전 밖으로 방출됐다. 역시 발암물질인 세슘134~137도 2003년 4010만 베크렐이 배출되는 등 200만~4010만 베크렐이 방출됐다. 2003년에는 고리원전에서 방출된 스트론튬의 양이 이전 해에 비해 1만 배 급증했다. 삼중수소는 중수로인 월성에 비해서는 적은 편이었으나 매년 22조~76조 베크렐씩 원전 밖으로 나왔다.
베크렐은 방사성물질에서 방출되는 방사선의 양을 나타내는 단위로 인체에 미치는 영향을 나타내는 밀리시버트(mSv)와는 다르다. 베크렐이 많다고 해서 베크렐 수에 비례해 인체에 직접 영향을 준다고는 할 수 없으나 꾸준하게 배출되면 인체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 큰 것으로 해석된다.
부산환경운동연합 최수영 사무처장은 "방사성 물질이 장기간 꾸준히 배출됐다는 점에서 심각하다. 갑상샘암 발생 등 원전 인근 주민들의 피해와 원전의 관계를 규명하는 실마리를 찾았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