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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남 의령 자운영 청소년회복센터 아이들이 지난 1일 점심식사에 앞서 운영자인 자운 스님(가운데 위)과 함께 기도를 하고 있다. 김화영 기자 |
- 1인당 월 평균 40만 원 보조금
- 교육보다 대부분 애들 식비로
- 후원금은 아예 없거나 쥐꼬리
- 가족·지인들에게 손 벌리기도
- 부산 2곳 관리 등 어려워 문 닫아
- 정부차원 지원대책 마련 절실
1인당 월 평균 40만 원. 부산·경남 사법형 그룹홈(청소년회복센터)들이 대법원 규칙에 따라 위탁소년 1인당 지원받는 보조금이다. 이 중 대부분은 원래 목적인 '교육비'보다 '식비'로 사용된다. 부산 고등학교 단체급식 단가인 3137원(2014년 4월 기준)을 적용해도 1인당 한 달 식비가 30만 원에 육박한다.
부산가정법원 천종호 부장판사는 "경남의 (사법형 그룹홈) 아이 50명을 모아 회식을 했는데 삼겹살 200인분을 넘게 먹더라. 정신적 허기를 먹는 것으로 채우는 것"이라고 말했다. 부산시 아동청소년과 최문석 주무관은 "다른 아동·청소년 보호시설과 달리 관리비나 인건비 지원을 받을 수 없는 탓에 운영이 어려울 수 밖에 없다"고 했다.
사법형 그룹홈의 가계부를 들춰봤다. 부산 부산진구 이경우 어울림 센터장은 지난해 간신히 수지타산을 맞췄다. 수입 9593만6500원에 지출은 9548만6900원이었다. 수입의 50%는 법원 보조금(4868만6000원). 나머지 절반은 기부금과 국선 보조인 수당으로 메웠다. 연간 지출 가운데 식비 3000만 원이 포함된 청소년 지원비(4873만8400원)가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다.
어울림에는 학업 중단 위탁 청소년을 위해 지도·상담 교사 4명이 일하고 있다. 이들의 임금은 차비 수준인 월 100만 원 정도가 전부다. 이 센터장 부부는 무보수로 일한다. 이 센터장은 "산수를 못하는 아이도 많다. 학교 복귀를 위해 최소한의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인문학 서적을 읽히기도 한다"고 말했다. 또 "냉·난방비가 평소보다 배 이상 드는 여름과 겨울이 특히 곤혹스럽다. 법원 보조금과 후원금도 들쭉날쭉해 효율적인 예산 관리가 어렵다"고 덧붙였다.
경남 의령의 조경숙 자운영 센터장은 지난달 11일 신용카드 사용 한도초과를 알리는 문자메시지를 받았다. 그는 "운영비 부족 탓에 두 달째 카드빚을 못 갚아 돌려막기를 하는 실정"이라고 토로했다. 그나마 사법형 그룹홈 운영자 네트워크인 (사)보물상자가 간간히 들어오는 후원금과 천종호 부장판사의 책 '아니야, 우리가 미안하다' 인세를 나눠줘 숨통이 트인다. 지난 설에는 한 독지가가 100만 원을 후원해 명절을 지냈다.
자운영 역시 총수입(5715만6305원) 중 후원금과 국선 보조인 수당이 38%를 차지한다.
조 센터장은 "보호 청소년 10명이 주 1회 부산과 창원의 보호관찰소에 출석한다. 그때마다 기름값이 10만 원을 넘는다"고 말했다. 차량 유지비 등 '기타 비용'이 전체 지출의 22%에 달하는 이유다. 그는 "설립자인 자운 스님은 국립마산병원에서 결핵환자를 위한 절도 운영하고 있어 아이들을 돌볼 인력이 부족하다. 혼자서 아이들 식사와 빨래를 하다보면 교육 프로그램 진행은 제한받을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그는 "우리는 사찰이라 쌀 걱정은 덜 한다. 운영자가 퇴직금 쏟아붓고 적금 깨 가면서 운영하는 곳도 있다"고 전했다.
사찰 운영 탓에 국선보조인 활동을 하지 못하는 경남 거창의 연지센터는 운영이 더 어렵다. 센터장인 지정 스님은 총 수입 3800만 원의 63%인 2400만 원을 절의 수입에서 끌어다 썼다. 법원 보조금은 1400만 원밖에 지원되지 않았다. 18세 미혼모 출산으로 예상치 못한 의료비를 지출하기도 했다. 지정 스님은 "미혼모의 부모는 아이가 출산을 앞두고 있는데도 모른 척 하더라"며 한숨을 쉬었다.
일부 센터장은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CMS 후원계좌(자동이체)를 개설했지만 반응은 미지근하다. 유수천 샬롬 센터장은 "CMS로 정기적으로 후원하는 사람은 10명뿐"이라며 "그나마도 내 사정을 아는 사위와 조카 등 가족과 지인들"이라고 낙담했다.
경남 김해의 엘림 센터는 지난해 외부 후원금이 한 푼도 들어오지 않았다. 김영덕(48) 센터장은 "청소년에 대한 상담과 강의로 번 별도 수익금을 운영자금으로 쏟아붓고 있다"고 밝혔다.
경남 창원의 소망센터 박현숙(여·52) 센터장은 "40평대 아파트를 30평대로 줄여 부족한 비용을 해결하기도 했다. 센터 운영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정부 차원의 환경이 마련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부산에선 지난해 두 곳의 사법형 그룹홈이 관리 운영 등의 어려움을 이유로 문을 닫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