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명강사 채용 공교육 훼손
- '단기수급 조절' 취지 무색
부산지역 A고 전(前) 기간제 교사 10여 명은 지난 2일 '학교의 기간제 교사 계약만료 통보 및 신규 채용과정이 공정하지 못했다'는 내용의 진정서를 부산시교육청에 제출했다. A고는 지난해 12월 24일 기간제 교사 31명 전원에 대해 계약만료를 통보하면서 공채를 통해 10명만 재계약했다. 나머지 21명은 하루아침에 일자리를 잃었다. 이 학교의 교사 중 기간제 교사 비율은 47.7%나 된다. 진정서를 낸 김모 전 교사는 "보통 기간제 교사로 채용되면 4년 정도는 고용을 보장해줬는데 학교가 갑자기 계약만료를 통보했다"며 "교육청 표창까지 받은 교사는 탈락하고 제대로 자격을 갖추지 못한 것으로 보이는 사람은 채용되는 등 학교의 조치를 이해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부산지역 사립 중등학교의 교사 중 많게는 절반 이상이 기간제인 것으로 나타나 '단기 결원 해소'라는 기간제 교사제의 취지가 겉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특히 일부 학교를 중심으로 ▷불안한 고용 환경을 악용한 재계약 해지 ▷유명 강사 채용으로 인한 공교육 이념 훼손 ▷퇴직 교사의 '낙하산 자리' 등 많은 논란을 야기하고 있어 학교 교육 정상화를 위해 기간제 교사의 적정 비율 의무화가 요구되고 있다.
3일 부산시교육청에 따르면 부산지역 사립고의 기간제 교사 비중은 지난해 기준 평균 20% 정도다. 일반고는 19.7%, 공업고 21.2%, 상업고는 이보다 낮은 15.3%다. 일부 예술중·고교나 자립형사립고는 절반을 넘는다. B예술중은 52.9%이고 C예술고는 48.5%, 자사고인 D고는 52.0%였다. E외고 33.3%, F외고 30.2% 등으로 외국어고도 기간제 교사 비중이 높다.
사립학교가 정교사 대신 기간제 교사 채용을 선호하는 것은 고용의 탄력성 때문이다. '말 잘 듣는' 교사를 채용하기에 용이하고, 특히 학령인구 감소로 정교사 채용이 부담된다는 게 이유다. 일부 특목고나 자사고는 유명 강사를 단기 교사로 채용해 공교육을 훼손한다는 지적이다. 심지어 명퇴한 교사가 다시 기간제로 들어오는 경우도 허다하다. 2012~2014년 3년간 명퇴한 부산지역 교사 1553명 중 17.2%인 267명이 기간제 교사로 재취업했다. 명퇴 교원 재취업 비율은 초등이 34.2%로 가장 높았고, 공립 중등 5.9%, 사립 중등 3.4% 순이었다.
이에 따라 기간제 교사 적정 비중을 의무화하는 등 대책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교육청은 기간제 교사 비율을 10~15%대로 맞출 것을 요구하고 있지만 현실은 여의치 않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현재는 기간제 교사 비율에 대한 의무규정이 없어 권고 수준에 그치고 있지만 기간제 교사 비중이 높은 곳은 학교평가에 적극적으로 반영하는 방식으로 시정을 유도해 나갈 것"이라며 "다만 교육청으로부터 인건비 지원을 받지 않는 특목고나 자사고는 제재할 방도가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