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6일 3명의 사망자를 낸 신고리원전 3호기의 질소가스 누출사고(본지 지난달 27일 자 1면 등 보도)의 1차 원인은 부실시공 때문인 것으로 경찰 수사 결과 드러났다.
울산 울주경찰서는 자체 수사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감식 결과, 신고리원전 3호기 보조건물의 지하 밸브룸에서 질소가스가 누출된 것은 다이어프램 밸브 손상 때문인 것으로 드러났다고 20일 밝혔다. 파손된 다이어프램 밸브는 지름 1인치(2.54㎝), 무게 71㎏가량으로 질소가스를 통과시켜 액체폐기물이 모여 있는 배수탱크의 압력과 질소량을 조절하는 장치다.
이 밸브가 손상된 것은 설계도면에 규정된 토크(회전시키는 힘, 48㎏f·㎝) 값보다 밸브를 감싸는 덮개(보닛)의 너트를 4배 정도인 200㎏f·㎝로 강하게 죄었기 때문이라고 경찰은 설명했다. 정상치를 초과한 너트 조절이 밸브 파손과 가스 누출로 이어졌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경찰은 수사 초점을 일단 부실시공에 두고 있다. 경찰은 우선 다이어프램 밸브를 시공한 두산중공업과 설치회사인 유창플랜트를 상대로 수사를 할 계획이다. 매뉴얼대로 작업을 했는지, 관리·감독을 제대로 했는지 등을 조사한다는 것이다.
또 공사 발주처인 한국수력원자력과 시공사, 협력업체 등을 상대로 안전관리 준수 여부, 소모품 관리 상태 등을 따져볼 예정이다.
그러나 경찰은 불량 부품으로 인한 사고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이 부분에 대한 수사도 계속 진행할 방침이다. 울주서 민병희 형사과장은 "감식 결과, 시공 부실 때문인 것으로 드러나 시공사와 발주처 등 모든 관련 업체를 상대로 과실 여부를 조사하되 불량 부품 사용 여부에 대한 수사도 병행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