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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일 서울중앙지검에서 유상범 제3차장 검사가 비선실세 국정농단 의혹 및 청와대 문건 유출 경로에 대한 중간 수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이용우기자 ywlee@kookje.co.kr |
# 문건 왜 건넸나
- 검찰 "입지 강화 노려 유출"
- 조 "박 회장 부부 관리 차원"
- 범행동기 주장 엇갈려
# 檢 "미행설은 사실무근"
- "박 경정, 박 회장 친척 말 꾸며"
- 정 "국정농단자 오명 벗어 다행"
검찰의 청와대 문건 의혹 수사가 5일 사실상 마무리됐지만 조응천(53) 전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이 어떤 목적에서 박지만(57) EG 회장에게 문건을 수시로 유출했는지 여전히 불분명하다.
■조응천은 왜 박지만에 문건 건넸나
조 전 비서관의 범행동기는 문건 작성의 배경, 나아가 이번 사태의 또 다른 배후가 있는지 와도 연결될 수 있어 이번 파문을 둘러싼 여러 의혹 가운데 핵심적인 부분이었다. 조 전 비서관과 검찰의 주장은 다소 엇갈린다. 우선 조 전 비서관은 대통령 친인척 관리라는 업무의 연장 선상이라고 해명했다. 조 전 비서관은 6건의 문건을 박지만 회장에게 전달한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박 회장과 부인 서향희 변호사에 대한 관리 차원"이라고 주장했다. 비밀누설보다는 공직기강비서관 업무를 원활히 하기 위한 '정보 제공' 차원이었다는 뜻으로 읽힌다.
그러나 검찰은 전달한 문건의 성격 등을 감안하면 조 전 비서관이 자신의 입지를 강화하려는 의도가 있었다고 판단했다. 검찰은 박 회장에게 건너간 문건 가운데 대통령 측근과 전혀 관련 없어 보이는 기업인 비리 문건이나 '박지만 미행설 보고서' '십상시 문건' 등 정윤회(60) 씨를 비방하는 허위사실을 담은 문건이 포함된 점을 근거로 들었다.
2013년 12월 27일 자로 작성된 '박지만 친분 과시자(김○○) 동향보고'란 제목의 문건에는 "정윤회가 박지만 회장을 인간○○○라고 수시로 욕한다" "정윤회를 만나려면 현금으로 7억 원 정도를 들고 가야 한다"는 내용이 적혀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문건을 배달한 박관천(49) 경정 역시 마찬가지다. 박 경정은 지난해 3월 언론인터뷰에서 "문고리들을 견제하는 것은 대통령 친인척이 해왔다. 박 회장이 문고리를 견제해야 한다"고 말했다. 비선 실세를 차단해야 한다는 뜻이지만 현실적으로는 정 씨와 박 회장의 '권력 암투' 구도를 가정한 말로 읽힌다. 이 때문에 두 사람이 '문고리 권력 3인방'에 대항해 사실상 박 회장의 비선 노릇을 하려 했던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박지만 친척 빈말서 싹 튼 '미행설'
검찰에 따르면 박 회장을 정 씨가 미행한다는 설은 박 회장의 먼친척인 김모 씨의 입에서 처음 나왔다. 김 씨는 정 씨의 국정개입 의혹을 다룬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실의 동향보고 문건에도 등장한다. 김 씨는 어린이회관 관장을 지낸 박 회장의 외당숙의 처조카다. 김 씨는 동향보고 문건에서 "내가 정윤회 씨를 잘 아는데 그를 만나려면 7억 정도는 준비해야 한다"고 말한 것으로 적혀 있는 인물이다. 김 씨는 당시 박 회장에게 "정 씨가 약점을 잡기 위해 미행할 수도 있으니 조심하라고 한 것"이라고 검찰에 진술했다. 검찰 관계자는 "미행설은 김 씨→박 회장→박 회장 지인→시사저널로 전달된 근거 없는 풍문에 불과했다"며 "그 과정에서 박 경정이 마치 미행설의 실체가 있는 것처럼 허위 내용을 문건으로 꾸며 박 회장에게 전달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정 씨는 이날 검찰의 중간수사결과 발표 후 변호인을 통해 "희대의 국정 농단자라는 오명을 벗게 돼 너무나 다행"이라고 말했다.